두 번째 책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를 냈습니다. 제목에서 느끼시겠지만, 페미니즘과 남성성에 대한 글을 담아냈습니다.
운이 좋아서 많이 배우고 계속 쓰게 됩니다. 얼마 전에도 강의를 하다가 "왜 페미니즘과 관련된 글을 쓰게 됐냐"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우물쭈물하다가, "그게 옳은 방향인 것 같아서"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항상 제가, 제 글이 '쓰임'이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여성들이 평등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아주 약간이라도요.
대중 앞에 글을 내보이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두 번째 책까지 낸 저는 흔치 않은 기회를 부여받았습니다. 그래서 제게 주어진 활자의 공간을 허투루 쓰고 싶진 않았습니다. 쉽게 읽히도록 쓰되, 쉽게 쓰는 함정은 피하려고 했고, 냉소와 단언 대신 변화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부장제를 깨부수고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자는 설득과 요청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습니다.
기자는 흔히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세상을 봐야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의 '편'에 서지 않으면 안 될때가 있다고 느낍니다. 특히 혐오의 대상이 되거나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는 이들, 계속 저항하거나 버티는 이들이면 더더욱이요.
흔히 말하는 '공정'과 '객관'의 기준은 '보편 주체'로 호명되는 기득권 남성들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에서 저는 페미니스트로서, 소수자거나 그에 연대하는 자로서의 제 위치를 분명하게 밝히고자 애썼습니다. 그것은 제가 다니는 회사인 '오마이뉴스'와 존경하는 페미니스트 저술가들로부터 배운 일종의 '태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태도를 지켜나갈 생각입니다.
책이 나오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곳곳에서 부단히 연구하고, 싸우고 계시는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에게 항상 빚을 지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의 언어, 투쟁은 제게 여전히 가장 중요한 길라잡이입니다. 또한 기사와 SNS에 올리는 글에 격려와 응원으로 답변해주신 분들 덕분에 지치지 않고 쓸 수 있었습니다. 제 글에 마음 써주신 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진주 편집자님을 비롯한 한겨레 출판 담당자분들이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 혼자만의 힘으로 쓰지 않았기에, 더더욱 부끄럽지 않은 책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를 많이 읽어주시고, 주변에 추천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감개무량하게도 이슬아 작가님과 홍승은 작가님으로부터 추천사를 받게 됐습니다. 그 일부를 여기에 옮겨 놓고자 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들, 사랑하게 될 남자들, 좋은 동료이자 스승이자 친구인 남자들과 마주 앉아 이 책을 읽고 싶다. 우리 사이가 더 나을 수 있다는 걸 최대한 많은 수의 남자와 함께 경험하려 한다 (...) 박정훈 기자의 글은 내가 참고하는 존중의 매뉴얼 중 하나다"
- 이슬아 작가-
"어떻게 여성과 소수자를 동료 시민으로 대할 수 있는지, 성별 이분법이 견고한 이 세계에서 당신과 내가 할 수 있는 실천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기록한다 (...) 이 책과 함께라면, 당신도 포기하지 않고 당신의 말을 가로 막는 누군가에게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 거다 '지금 제가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당신이 들을 차례입니다'
- 홍승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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