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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앤지 Aug 24. 2021

하늘의 뜻과 내 뜻이 같았으면 좋겠다.

어떤 이가 삶이 불만족스러울 때 참고 하라며 알려준 작자미상의 시다.


나는 신에게 나를
 강하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원하는 모든 걸 이룰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나를 약하게 만들었다.
 겸손해지는 법을 배우도록.
  
 나는 신에게 건강을 부탁했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내게 허약함을 주었다.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도록.
  
 나는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행복할 수 있도록.
 하지만 난 가난을 선물 받았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도록.
  
 나는 재능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난 열등감을 선물 받았다.
 신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나는 신에게 모든 것을 부탁했다.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내게 삶을 선물했다.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나는 내게 부탁한 것을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내게 필요한 모든 걸 선물 받았다.
 나는 작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신은 내 무언의 기도를 다 들어주셨다.
  
 모든 사람들 중에서
 나는 가장 축복받은 자이다.
  
                                                                ㅡ 작자 미상 (미국 뉴욕의 신체장애자 회관에 적힌 시) ㅡ       


뭐래…


내가 참 좋아하지 않는 시.


뜻하지 않은 고단했던 과정을 통해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경지에 이른 작가의 힘겨웠을 사투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어디 받아들이기만 해, 그 안에서 또 의미를 찾고 그 의미에 부합하는 사람마저 되어버린 모양이다. 원하는 것은 하나도 받지 못하였는데도 가장 축복받았다고 까지 한다.


그래서 행복하세요? 아니 정말, 진짜, 솔직하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하시는 거예요?


단단히 꼬였다. 나는.

이제는 제발 좀 심플하게 살고 싶은데 그 마음이 강렬할수록 이 시는 나를 더욱 불안하고 우울하게 한다.


강하고 겸손해질 수는 없는 걸까.

큰일을 하면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는 없는 걸까

행복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는 없는 걸까.


일찍이 글렀다, 나는

큰 그릇을 되고 싶은 마음이 아예 없으니 뭘 깨달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내 영혼을 갉아먹는 것 같은 이 시기로 무언가를 깨닫고 싶지도 않다. 그저 벗어나고 싶을 뿐.


그냥 내가 원하는 바와  계획하는 바가 같았으면 좋겠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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