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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공방
By 나란 브런치 작가 . May 18. 2017

기획 준비

기획하기 전에 우선 나를 쪼아야 한다.

 새로운 프로젝트는 매번 구름 위에 있는 설렘과 동시에 토할 것 같은 현기증을 유발합니다. '설렘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되 현기증은 과감히 쳐내며 주도적으로 일하자.' 다짐하며 시작하지만 결국 일을 마무리 짓는 데 가장 도움을 준 건 상사의 쪼기 신공과 촉박한 마감 일정.


상사의 잔소리와 촉박한 마감 일정에 후달리면서도 잘 하는 사람이 많지만 저는 반대입니다. 결과가 좋지 않죠. 그래서 '스스로 쪼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pixabay

잔소리는 죽기보다 듣기 싫은, 벼락치기로는 평소 실력도 안 나오는 저 같은 (일반 회사 또는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에게 효과적일 것 같아 공유합니다. ('린스타트업', 'A/B테스트'를 주로 하는 스타트업 직원이 실천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랄 수 있습니다.)


스스로 쪼는 두 가지 방법
1. 나만의 목표 세우기(4Why)
2. 구체적인 계획 적기(Writing) 


 쓰다 보니 ※긴 글 주의※


1. 4 Why를 통한 나만의 목표 세우기


회사에서 하는 모든 일에는 목표가 있을 것 같지만!! 아닌 경우도 허다합니다. 얼마 전 지인과 나눈 대화에서 또 한 번 알아버렸죠. 


"OO회사에서 그건 왜 만든 거예요? 목표가 뭐예요?"

"경쟁사 사업계획에 올해 그 제품 출시 계획이 있더라고. 거기보다 먼저 출시하라 그래서 부랴부랴 만들고 광고한 거지. 목표? 목표는 경쟁사보다 한 대라도 더 파는 거. 2등은 어쩔 수 없어."


경쟁사보다 먼저 출시하는 것도, 더 많이 파는 것도 물론 목표라고 볼 수 있지만 여기서 목표는 '이 일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의가 내려진 상태에서의 '목표'를 의미합니다. 큰 회사일수록 구성원에게 일일이 설명할 수 없다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겠지만(암요암요) 직원은 그것까지 이해할 여유가 없잖아요?(사실은 작은 회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모든 귀결은 '회사의 존속', '이윤 창출' 이겠지요. 그래도 그렇게 말해버리면 직원이랑 대화 안 하겠다는 거랑 뭐가 달라요. 그렇게 쥐도 새도 모르게 직원들은 사라진답니다. 


회사에서 정의하는 목표가 없어도 나만의 목표를 세워야 하는 이유는 한 단어면 충분합니다. '커리어'. 보통 신입사원 면접에서는 '지금까지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이고 그 일을 어떻게 해결했나요'와 같은 질문을 통해 이 친구가 일을 제대로 배울지 평가하는데요. 경력직의 경우는 '일을 처리한 과정, 그 과정에서 의사결정의 판단 기준'을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는 것을 통해 일을 제대로 마무리할지 평가합니다.

@youngranna


그럴 때, 나만의 목표를 세운 사람은 할 얘기가 많아지는 거죠. 나만의 목표를 세우는 방법은 4가지 질문을 하고 그걸 하나의 문장으로 만드는 겁니다. 


나만의 목표를 위한 4 Why

- 누구를 위한 일인가?

- 그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

-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누구와 일해야 하는가?

- 함께했을 때 결과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가? 


아래는 실제 저의 면접 대화의 한 토막입니다.

@pixabay
"인사담당자와 함께하는 취업토크를 기획하셨네요. 인사담당자들이 잘 참여하던가요?"
"아니요. 금융권은 특히 업 특성상 보수적이셔서 초반에 비협조적이었습니다."
"그래도 꽤 많은 사람이 모였는데 어떻게 가능했죠?" 
"처음부터 학생들을 기획 단계에 참여시켰습니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취업 콘서트로 말이죠. 학생들과 스킨십이 어려운 기업은 비중을 줄이고 적극적인 기업과 매주 만나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취업 준비생이 원하는 내용으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졌고 결과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처음 저에게 준 과제는 '금융권 인사담당자를 모시고 취업토크를 하자. 학생들이 많이 오는 게 목표다'였습니다. 저는 거기에 4 Why를 기반으로 목표를 세웠습니다.  



실제로 4 why를 기반으로 세운 목표 '(취업하려는 학생들에게) 실제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 그들에게 전달하는 것' 가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준비 없이 위와 같은 답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4 Why를 위해서는 읽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책이나 신문을 꾸준하게 읽었을 때 조금 더 쉽게 목표를 세울 수 있고 '누구'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커리어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이야기했지만 무엇보다 나만의 목표가 생기면 '재미'와 '욕구'가 생깁니다. 일이 하고 싶어 지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쪼며 재미있어하는... 변태적인 마인드! 직장생활을 버티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TIP) 4 Why를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저는 주로 피터 드러커의 이야기를 읽으며 4 Why에 해당하는 답을 찾곤 하는데요. 5년 전에 적어둔 피터 드러커의 마지막 책 <마지막 통찰>은 피터 드러커가 죽기 전까지 그를 인터뷰한 엘리자베스 하스 에더샤임에 의해 쓰인 책입니다. 제삼자가 인터뷰하고 쓰는 책들은 대부분 인터뷰 대상자의 삶을 조명하게 마련인데 이 책은 그렇지 않습니다. 과거와 다르게 변화하는 기업환경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책은 기업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개인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기에도 충분한 내용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커리어를 쌓으며 노동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이유가 기업이 앞으로 직면하게 되는 비즈니스 환경과 상당한 상관관계를 가지기 때문이죠. 10년도 지난 기록이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글이기에 고민해볼 만한 거리를 지닌 몇 문장을 공유합니다. 


p.32

21세기에 기업들은 레고 월드 Lego World에서 경쟁한다. 기업들은 레고로 만들어진다. 사람 레고, 제품 레고, 아이디어 레고, 부동산 레고 등으로 말이다. 그것들은 실제의 장난감 레고가 아니다. 그것들은 벽을 통과하고, 지리적 경계를 넘어가고, 투명하기까지 하다. 모든 것이 모든 사람의 눈에 언제나 보인다. 레고 보따리를 가져와서 디자인하고 연결하는 것은 적어도 레고 보따리를 공급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레고는 단순히 플라스틱, 혹은 금속으로 만든 레고 조각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것들은 단지 공장이나 창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또한 컴퓨터를 프로그램하고, 신참자를 훈련시키고, 쇼핑센터와 도서관과 공원을 배회하면서 혁신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신제품과 서비스를 출하하는 사람이다. 레고 조각들은 끊임없이 조립되고, 해체되고, 다시 조립된다.

내 가상 기업의 레고들은 생산과 유통, 그리고 성능이나 용도는 그 자체로 고유한 것이 될 수 없다. 그것들은 다른 가상 기업들의 레고들과도 연결되어야만 한다. 나는 내 회사를 만들 수 있지만 기껏 1년 혹은 2년 동안 지속될 것이고, 그 후 내 회사의 CEO와 나는 그것들을 허물고, 그리고 아마도 나의 미국 레고 조각들은 좀 더 줄이고 스웨덴이나 남아프리카에 있는 다른 회사의 레고 조각들은 좀 더 많이 사용하여 회사를 전혀 다른 형태로 만들 것이다. 실제 기업의 주도적인 선수자들도 동일한 개념을 갖고 있다. MS의 소프트웨어 설계담당 최고경영자인 레이 오지 Ray Ozzie는 최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어떤 개별적인 레고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가진 모든 레고 조각으로 당신이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모든 레고 조각을 다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다시 말해 모든 프로그램을 갖고, 적용하는 방법을 알고, 그리고 부품들을 보유한 상태에서 중요한 것은, 그냥 다음번의 소프트웨어 조각을 찾기보다는, 이미 산재해 있는 소프트웨어 조각들을 서로 연결하는 방법을 찾는 능력이다.

 21세기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도 그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경쟁에 임해야 한다. 다양한 M&A를 통해 기업을 키우고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기업처럼 개인도 다양한 분야를 접목시킬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범람하는 정보를 많이 습득하는 것이 경쟁력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그리고 앞으로 필요한 것은 정보를 지식으로 만들 수 있는 재창조의 능력이다.


p.79

1980년대 말까지는 너무도 많은 회사에서 주주들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고, 이른바 주주중심 경영을 했기 때문에 회사들이 고객의 중요성을 잊어버렸던 것으로 드러커는 인식한다. 드러커는, 비록 이익은 회사가 내일의 기회에 투자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믿고 있지만, 이익은 고객만족 뒤에 따라오는 것이지 그 반대의 순서는 아니라고 내게 환기시키고는 했다. 드러커는 종종 최고경영자들에게, 구두 한 켤레를 구입하는 사람은 구둣가게 주인에게 이익을 안겨주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그 사람은 아름답고 발이 편한 구두 한 켤레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사업의 목적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달리 말해 사업의 목적은 (어떤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구매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독립적이고 식견 있는 외부 사람에게, 그가 그의 구매력과 기꺼이 교환하여 갖고자 하는 어떤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p.347

성공적인 경력은 미리 계획되는 것이 아니라 관리되는 것이다. 그리고 성공적인 경력들을 관리하려면, 우리는 스스로 CEO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경력을 우리 스스로가 관리하는 것은, 즉 회사를 옮기고, 컨설턴트가 되거나 자유 계약자가 되고, 자신의 사업을 창업하는 것 등은 다음번의 혁명이 될 것이다(인류의 사는 방식이나 일하는 방식도 진화했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채집과 사냥, 사육과 경작을 했다. 이때까지는 자가노동이었다. 일하는 방식의 첫 번째 혁명은, 산업사회가 되면서 자가 노동자들이 임노동자가 된 것이다. 임노동자는 자신의 근육으로 일하는 육체노동자 혹은 기계공이 되어 감독, 주인, 마님 등이 명령하는 대로 일했다. 두 번째 혁명은, 지식정보사회가 되면서 육체노동자가 지식근로자가 된 것이다. 지식근로자는 조직에 소속되어 자신이 가진 두뇌를 활용하여 조직의 목표 달성에 공헌한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다음번의 혁명은 지식근로자가 자신의 경력을 스스로 설계하는 것Managing careers이다. "이 직업을 계속할 것인가, 혹은 다른 직업을 찾을 것인가?"를 반복하여 질문하고 스스로 대답을 해야만 한다). 자신의 삶과 경력을 관리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일생 동안 즐기라고 우리가 조물주로부터 받은 카드 패의 대부분을 활용하려면, 우리는 계산된 위험을 개인으로서 부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늘날 우리는 단지 월급쟁이 종업원만은 아니다. 우리는 협력자이기도 하고, 우리 모두는 CEO처럼 생각할 필요가 있다.



2. 구체적인 계획 적기(Writing)


 초등학교 때부터 동그란 원 안에 생활계획을 짜던 우리에게는 익숙한 일입니다. 그만큼 대부분 잘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중요한 건 계획을 세우는 게 아니라 '적는 것'입니다. 그 시절에 했던 것처럼 그림을 그려서 방 한쪽 벽에 붙여놓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해야 할 것이 너무 많고 반복적이지 않기 때문에 엑셀에 계획을 쭈욱 적은 파일을 하나 만든 다음 모니터 바탕화면에 폴더를 하나 만들고 수시로 꺼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youngranna

다른 파일과 격리를 통해 눈에 띄게 만든다거나,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이나 사고 싶은 리스트가 담긴 폴더에 함께 넣어둔다면 더 자주 꺼내볼 수 있겠죠. 


'구체적'인 '계획'이란 무엇일까요.  가로와 세로가 있는 계획을 의미합니다. 나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 해야 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나열하고 (2)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3) 그리고 데드라인을 정합니다. 저는 보통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일주일 전으로 저를 압박하는 편입니다. (4) 마지막으로 계획 별 세부 기간을 정합니다. (1)~(4)를 모두 엑셀 시트 가로와 세로 기입합니다. 그럼 끝! 


시간이 꽤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세우는 월간 계획, 주간 계획에 포함해 작성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프리랜서인 경우에 정말 유용합니다.


 한 개 시트에 모든 내용을 기재하기 어렵다면 탭을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실제로 제가 사용하고 있는 엑셀 시트는 하단에 월 별, 주 별, 일 별 탭이 있습니다.  


@영화 포토

보기에 굉장히 귀찮고 스트레스받을 것 같다면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본인에게 스트레스를 덜 주는 방식을 찾아 즐겁게 일하시길 바라며 작성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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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티자판 '탁탁' 글맛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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