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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란 May 17. 2017

서점 기획1

블루스퀘어 북파크


 5월 말, 신세계가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센트럴 플라자에 다케오 시립도서관을 모델로 한 약 847평의 대규모 도서관을 오픈한다. 목적은 도서관을 통해 17년 전 코엑스몰 연 5000만 명 방문객의 아성을 되찾는 것.


벤치마킹의 대상인 다케오 시립도서관은 일본 츠타야 서점의 성공 모델을 만든 마쓰다 무네아키가 운영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여행의 목적이기도 했던 츠타야 서점이기에 국내 주요 백화점(현대, 롯데, 신세계 백화점) 또는 서점에 '츠타야'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정말 독서인구가 늘어날지. 기대되고 설렌다. (신세계가 마쓰다 무네아키를 영입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검색해봤지만 검색 결과가 없다...) 그래서 그 기대를 증폭시키기 위한 액션으로 서점이 어떻게 기획되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다.

@youngranna

Hello, Stranger

Hello, Blue Square.


작년에 주목했던 서점 블루스퀘어 북파크. 블루스퀘어 야외 전시를 보러 갔다가 화장실 가느라 잠깐 들렀는데 서점이 있었다. 오픈 전이었지만 3층은 둘러볼 수 있도록 해주어서 삼십 여 분을 머물다 갔다.


뺴곡히 들어찬 대형 서가, 특히 과학책으로 벽면 하나를 꽉 채운 게 인상적이었다. 몇 개월이 지나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지, 그때 보지 못했던 문학 섹션은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감을 가지고 한강진 역에 내렸다.


1. 컨셉이 뭐예요?


최근 서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컨셉'이다. 교보문고가 5만 년 된 소나무로 만들었다는 독서 테이블을 등장시키며 책 읽는 서점을 컨셉으로 내세운 것뿐만 아니라 홍대 땡스북스, 이태원 철든 책방, 제주도 소심한 책방, 강원도 동아서점 등 위치한 작은 서점 들도 모두 개별 서점만의 컨셉을 갖는다.


컨셉은 대부분 대표의 가치관, 이력 등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모두가 다르게 살아왔기 때문에 모두 다른 컨셉인 것이다.

@youngranna

그렇다면 블루스퀘어에 이렇게 큰 서점을 지을 수 있도록, 이 많은 과학 책을 비치하도록 컴펌한 북파크 대표님은 어떻게 살아오셨나 이력부터 살펴보니.

이기형
인터파크 홀딩스 대표이사
재단법인 카오스 대표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 학사

물론 내가 찾을 수 있는 내용은 아주 단편적이고 단 세 줄이었지만 북파크를 만든 사람으로서 말도 안 되는 이력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그럴듯했다. 홈페이지에는 '카오스 재단'이라고만 되어있어서 몰랐는데 인터파크 대표이기도 했다. 따라서 북파크는 'book + (inter) park'의 줄임말 일 수 있다. 학력란을 보면 더 수긍이 간다. 과학 서적이 빼곡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구나 고개를 끄덕이기에 충분하다.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북파크가 과학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과 더불어 행사 공간(카오스 재단 전용 공간)을 마련하여 재단의 설립 목적인 '기초과학의 대중화'를 실천하고, 그 밖의 다양한 융합학문 양서들을 비치하여 과학과 다른 학문과의 교류를 꾀하고자 합니다.  - 북파크

북파크도 명확한 컨셉을 가지고 있었다. 과학과 다른 학문과의 교류!  



2. 책은 처음입니다만...


책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어떤 책을 보여줄 것인가. 


교보문고 강남점은 영등포점에 비해 잡지를 위한 별도 섹션을 마련했다. 규모가 큰 것도 이유겠지만 오피스 회사원들이 오가며 잡지를 구매하는 비중이 꽤 높지 않아 그런 구성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했다. 전 회사 사장님도 가끔 "내가 주말에 강남 교보에 갔었는데 말이야... 사람들이 잡지 코너에 많긴 한데..." 하시며 종종 잡지 섹션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youngranna <TASK>

대부분의 종을 취급하는 대형 서점과 달리 동네 서점들은 서점 컨셉에 맞는 책 위주로 취급한다. 유어마인드는 독립출판물, 최인아 책방은 경제/경영 서적, 신사 가로수 길에 생긴 TASK는 디자인 서적 중심으로 서점을 구성했다.


@youngranna <최인아책방>

특히 최인아 책방에서 해당 분야의 크리에이터가 읽은 책, 추천한 책 등을 공개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아무래도 아이디어로 먹고사는 직업이다 보니 크리에이터의 도서목록에 있는 읽은 책을 읽으면 "나도 아이디어가 마구 쏟아질 거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거야."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생각은 충동구매에 매우 효과적이다.


얼마 전 만난 출판사 대표님이 하신 말이 바로 "책은 충동구매다"인데 대표님 말처럼.


어떤 책을 어떻게, 누구에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충분히 충동 구매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youngranna <북파크, 1층에서 2층 올라가는 길>

북파크는 대형서점과 비슷했다.

2층에 문학, 에세이, 아동 문학을 비치했고 안 쪽에 카페가 있다.

3층에 예술, 과학, MD 상품, 이어폰, 휴대폰 용품 등을 팔고 있고 안 쪽에 역시 카페가 있다.


@youngranna <북파크, 4-7세 공간>

눈에 띄는 인테리어는 아동 전용 공간. 4-7세 아동 도서를 별도로 마련해놓고 어린이 방처럼 안에 들어가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일반인이 앉아서 독서할 수 있는 공간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무엇보다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에서 가장 좋았던 두 가지를 찾아보기 힘들어 아쉬웠다. 하나는 포근함이다. 여행 책만 있는 방 같은 공간에 들어가면 서가가 나를 감싸고 있는 느낌을 주는 게 포근함을 줬다. 두 번째는 전시. 바가 있는 공간에 올라가면 중앙 바를 중심으로 벽을 타고 전시가 되어있다. 보통 서점은 단순히 벽에 그림을 걸어두는 식인데 디귿자 벽 모두를 전시 공간으로 꾸민 게 실제 전시를 보는 기분이라 참 좋았다.


물론 북파크는 츠타야 컨셉과는 다르니까.

@youngranna <북파크, 2층 세계문학>

세계문학과 베스트셀러 매대는 별도로 있었다. 영미소설, 유럽 소설 이름이 달린 서가에 진열된 책은 ㄱㄴㄷ 순으로 되어 있었고 가끔 작가의 책을 모아 기도 했다.

@youngranna <북파크, 검색대>

검색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있어 원하는 책이 있는 사람에게는 별 무리 없지만 이 큰 공간에서 어떤 책을 봐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일 텐데. 특히 블루스퀘어가 가진 장점! 뮤지컬 보고 오는 고객에게 충동구매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큐레이션을 아기자기하게 많이 하면 매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시도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youngranna <북파크, 3층 카페 범산목장>

주말에 얼마나 집객효과가 있는지 부분은 평일 오전에 방문한 탓에 확인할 수 없었다. 평일 오전 1시부터 4시까지 3층 카페에 있었지만 드나든 사람의 수가 오십 명을 넘진 않았다. 이따금 나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는 아주머니를 보며 약간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던 북파크 나들이. 끝.


 ☞서점기획 2. 위례 신도시 near my B


*정리한 내용은 아래 사진을 통해 대부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도용 금지 임을 밝힙니다.


@youngranna <북파크, 1층>


@youngranna <북파크, 기획서가>


@youngranna <북파크, 2층 품절이라던 TIME>
@youngranna <북파크, 2층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
@youngranna <북파크,  3층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
@youngranna <북파크, 3층 LP>
@youngranna <북파크, 3층>
@youngranna <북파크,  2층에서 3층 올라가는 계단>
@youngranna <북파크, 2층 바닥>

*정리한 내용은 아래 사진을 통해 대부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도용 금지 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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