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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공한다?

좋아하는 일에 대한 환상 2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공한다?"



냉전시대, 1957년 10월 4일 구 소련의 인공위성’스푸트니크 1호’가 성공하던 날 미국은 공포에 떨었다. 소련의 발전된 과학기술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까 두려웠다. 같은 날 스푸트니크를 보고 미국의 한 소년은 가슴을 떨었다. 주변 사람들은 구 소련의 발전에 두려움에 떨었지만 가슴이 떨렸던 소년은 우주로 로켓을 쏘아 올리겠다는 꿈을 꾼다.

친구들을 모아서 수차례의 어려운 실험을 한다. 호머의 ‘로켓을 발사하겠다’는 꿈을 덧없는 생각이라고 여기는 아버지와의 갈등, 주위의 반대와 온갖 시행착오 끝에 로켓은 만들어진다. 마침내 시험 발사하는 날,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과 반대를 뒤로한 채 로켓이 하늘을 향해 성공적으로 발사된다.(네이버 영화자료 참고)  

아버지를 따라 광부가 되어야 하는 마을 대부분 아이들의 운명을 이겨내고 ‘과학자’로서 탄광촌의 희망이 된다. 영화‘옥토버 스카이’의 주인공은 실제 인물로 나사 연구원 호머힉캠이다.  관객은 동화 같은 실화에 감동을 받는다.

때때로 수업시간에 이 영화를 보는데 선생님의 지루한 수업이 아니라 영화를 봐서인지 학생들의 집중도가 상당하다. 매번 학생들과 같이 보다 보니 내용을 잘 아는데도 감동해서 울컥할 정도로 필자가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고 나면 학생들에게 영화 감상문 작성 과제를 내주는데 과제물을 읽어보면 대부분 영화의 주인공이 실화라는 사실에 감동했다는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언급한다.

갖춰지지 않은 환경 속에서 불가능을 능가하는 호머와 친구들의 노력을 보며 자신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졌다는 이야기를 한다.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글을 제출한다. 그렇다. 옥토버 스카이의 주인공 호머힉캠의 실화는 누구나 달성하기 어려운 일을 해냈기 때문에 감동이 있다. 꿈을 이루는 것,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누구나 달성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그 어려운 걸 수많은 매체에서는 당신에게 익숙하게 들려준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탄광촌의 호머 힉캠은 좋아하는 일을 향한 노력을 통해 나사에 입사했지만 안타깝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은 냉혹하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 혹은 하고 싶다고 응답하는 사람들이 많은 문화 예술 분야를 보자.


2016년 광주지역 예술인 실태조사 보고서(광주전남연구원)를 보면 광주 지역 예술인들의 연간 소득은 999만 원 이하가 29.7%, 2000만 원 이하가 22.8%, 6000만 원 이하가 22.4%였다. 다시 말해 절반 이상은 2000만 원 이하의 연간 소득으로 살고 있으며, 절반 이상이 예술 외 겸업을 하고 있으며, 10명 중 6명은 개인 창작 공간이 없는 채로 4대 보험이라는 안전망이 없이 지낸다는 것이다. 생계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창작 발표 기회도 부족하고 창작 활동 공간도 없는 3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청년 예술인들의 사정은 더 열악했다. 예술계 입문 이후 1년 이상 예술 활동을 하지 않은 경력 단절 경험이 50.2%이고 그 이유는 예술 활동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지배적(78.2%) 이었다.


광남일보 2018. 2. 22. “청년 문화 일자리 좀 주세요.” 백승현  자료 참고.



우리가 방송이나 무대에서 보는 문화 예술인들은 정말 성공한 몇 안 되는 경우인 셈이다. 좋아하는 분야가 문화예술인 경우는 ‘성공하기 어려울 수’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성공하기까지 심리적인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많이 다루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자서전들은 미화된다. 힘든 내용들이 많이 언급되면 자서전이 어두워지고 그렇게 되면 희망보다 어둠이 강조되기 때문이란다. 미화된 스토리는 즐겁기만 하다. 동화되지 않을 수 없게 공감을 준다.  마치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처럼 말이다..마른 평범한 곳곳의 개천이 꿈틀댄다. 개천에서 용이 날 것이라 믿으며. 하, 하지 마~ 하지 마~ 하지 말란 말이야.  그런 속담 생겼을지 생각해보자.  옛날에도 어려웠다는 말인데 지금은 더 어려운 걸 수저론을 통해 모두 공감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미국의 스롤리 블로트닉 연구소에서 1500명을 대상으로 부의 축적을 조사했다


1500명 가운데 83% 는 하고 싶은 일은 미루고 돈 버는 직업을 선택했고 나머지 17%는 하고 싶은 일을 우선으로 직업을 선택했다.


20년 후 1500명 중 101명이 억만장자가 되었고 그중 1명을 제외한 100명이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 사람 중에서 나왔다.]


-25년 동안 15개가 넘는 직장을 전전하는 동안 마흔을 넘긴 나.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도전했던 장사익. 블로그 참고함.-


이 연구 결과는 수많은 자기계발 특강에 인용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주제에 맞춤식 사례로 손꼽혀 왔다. 하지만 정말 이 사례를 2010년대를 살아가는 한국 사회에 적용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긴다. 그 연구를 필자 담당했다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한 사람의 특성, 하고 싶은 일 선택한 일들이 무엇이었는지 그 사항에 대해 결과로 같이 언급하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 여기에서는 ‘위 연구의 적용점’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볼 부분을 나누고 싶다.


이 연구 결과는 1965년의 결과이다.


1960년대는 미국의 사회적 배경이 현재 21세기 한국과 다르다.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자존감’이 높고 ‘자기 주관’이 뚜렷하며 위험 감수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하고 싶은 일을 아는 사람이다. 신이 무슨 일을 하고 싶은 지 몰라서 돈 버는 일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는 고려는 결과언급에 활용되않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모른 사람들은 돈 버는 일을 선택한 83% 안에 있다.


비교 대상이 되는 재원이 다르다.


위 연구의 대상에 대해 동기부여강사 혹은 자기계발서적에서는 다 다르게 언급한다. 
아이비리그 대학이라고 칭하기도 하고
하버드대학생 이라고 하기도 하고
예일대 졸업생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이렇게 다른 통계라면 사실 여부도 확실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이라고 한다면 그들은 그 좋은 대학을 졸업할 정도로 뛰어난 인재들이다.  

현재는 좋은 대학의 졸업장이 전문성에 큰 의미 부여가 적지만 1960 당시에는 대학 졸업장이, 그것도 아이비리그 졸업장이라는 의미가 매우 컸을 때이다. 현재의 기준으로  일반 대학(미안하다. 세계의 기준으로 봤을 때이다.)을 졸업하는 청춘들에게 적용하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돈 버는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의 환경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닌 사람들이 포함되었을 수 있다. 금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꿈을 좇기보다 현실에 손을 들어줬을 수 있다. 그리고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기 위해 ‘활동 반경’을 주어진 위치, 원칙에 맞춰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행동했을 것이다. 리스크가 커지지 않도록 노력했을 거다.


남다른 성공을 이룬 사람들은 남다른 행동을 한 사람들이다. 원칙대로 행동한 경우 소수의 성공보다 다수의 평범함 속에 머물 수밖에 없다.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한 언급이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한 사람들이 일할 때 ‘돈’을 선택한 사람보다 열정적으로 일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신도 먹고 싶은 음식은 더 맛있게 먹지 않나. 보고 싶은 영화는 더 재미있게 보지 않나. 하고 싶은 일이라면 한 번이라도 더 잘하려 노력한다.


당신이 적용해도 됨직한 ‘하고 싶은 일을 해서 성공한 사례’를 연구하려면 현재 한국에 있는 청춘을 대상으로 해야 하고 그 결과는 국내에만 정확히 적용될 수 있다. 헬지옥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나 적용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의 근원을 정리하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한 사람은


- 주어진 가정환경이 어떠했는지 알 수 없다. (좋아하는 일과 돈 버는 일을 비교하려면 비슷한 경제적 환경을 놓고 비교해야 한다.)


- ‘자존감’이 높고 ‘자기 주관’이 뚜렷하며 ‘자기 이해력’이 높았을 수 있다. (’자기 이해력이 높은 사람이 성공한다’가 될 수도 있는 거다.)


- ‘하고 싶은 일’이니 열정적으로 했을 수 있다. (열정적인 태도, 노력이나 행동, 성격특성에 따라 성공이 달라진다 등이 배제 되었다.)


- 직업군이 명시되지 않았다. 정확한 비교를 하려면 같은 직업군내에서 비교가 더 명확하다.


추가로 졸업장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비범한 졸업장의 결과를 현재의 청춘들에게 적용하는데 무리가 있다.


여기까지 확장해서 생각해봤다. (이 통계 영어원본 찾을 수 있으면 제게 연락을 주세요.)


성공을 위해 쏟아야 하는 자기이해, 열정, 시간, 행운, 좋아하는 일 등이 필요하다면 성공은 그 모든 합의 교집합인데 단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성공한다’로 압축해 버리는 통계의 오류가 생긴다. 사람들은 생략된 부분들을 알 수 없으니 맹목적으로 믿어버린다.


이 외에도 당신이 의구심을 가질만한 부분은 더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고 필자의 의견에 다 동감하지 못해도 좋다.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면 다행이다. 주어진 명제들, 통계의 오류에 의문을 갖기 시작하면서 당신의 사고를 확장하니까 좋은 시작이다.


다음소프트의 송길영 부사장도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권유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여러 번 하게 되고 그것을 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제대로 된 방식으로 반복하면 잘 하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성공은 미지수이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가 아직도 서점에 쌓여있는 이유는 사다리같이 오르는 시스템에 있다.  '꽃들에게 희망을' 의 거대한 애벌레 기둥처럼 위에 오르면 뭔가 있을 것 같고 위에 오르면 뭔가 있을 것 같아서 한없이 오르게 만드는 사다리. 자기 계발서를 많이 본다고 반드시 성공하지는 않다.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반드시 성공하지는 않다. 잘할 가능성이 있을뿐이다. 제대로 된 방식으로 능력을 갖추고자 시기적절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잘할 가능성도 없고 성공도 멀다. 어떤 주장에도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기 위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얼마나 해야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여기에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좋아하는 일을 알기 까지의 어떤 노력을 했는지, 투자한 시간에 대한 언급은 적다. 경제학자들이 연구해서 이 수치를 알려준다면 청춘들은 정말 발바닥 땀나게 학점취득하거나, 토익 점수 획득하듯이 노력해볼텐데. 그렇지 않은가? 아니면 나온 결과물을 따라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그냥 좋아하는 일 안 찾고 현재에 만족하면서 살 수도 있지 않을까?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자.


좋아하는 일을 해야만 성공하는 걸까? 좋아하는 일을 해야만 성공하지는 않는다. 잘하는 일, 강점을 살려서 성공하기도 하고 성격의 특성을 살려서 성공하기도 한다. 당신의 성공 기준은 무엇인가? 당신의 성공의 정의는 무엇인가. 사람마다 성공의 기준은 다르다. 사회적 기준으로는 돈 많이 벌고, 명성을 얻기인데,  성공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삶의 만족 기준이 다르다. 당신의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어떤 상태가 되면 성공했다고 느끼는가?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이 청춘이라면 성공은 ‘자기에게 맞는 일을 찾기’, ‘일과 삶의 균형 지키기’ 등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상담실과 강의장에서 자주 듣는 얘기가 “제게 맞는 일을 하는 게 행복이에요.” "워라밸이오." “저녁이 있는 삶이오." 니까.  ‘소확행’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시대에 행복은 작아도 자신을 지켜갈 수 있으면 좋은 듯하다.


 당신이 바라는 바가 ‘ 자기 일’을 만난 사람이라면, 그들은 어떻게 ‘자기 일’을 만났는지 궁금하다면 계속 읽어나가기 바란다. 수많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책의 곳곳에서 다뤘으니 기대해도 좋다. 억대 연봉을 버는 사례를 만나고자 한다면 이 책을 덮어라. 누구나 꿈꿔볼 수 있는 평범한 성공을 다뤘으니까.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돕고자 "내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 책을 만들었습니다.(2019년 9월 30일 출간)


https://brunch.co.kr/@youngsookkim/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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