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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하라'의 치명적 오류

‘좋아하는 일을 하라’의 치명적 오류 : 일자리 수와 사람 수의 불일치    


‘좋아하는 일을 하라’를 ‘흥미 유형에 맞는 일을 하라’로 해석할 수 있다. 흥미검사를 실시하면 장년층은 젊은 시절에 꿈꿨던 직업이 흥미유형상 맞는다고 결과에 나오고 청년층은 어린 시절에 꿈꿨거나 현재 희망하는 직업이 흥미유형상 잘 맞는다고 추천 직업으로 나온다. 그렇다면 흥미유형의 사람 수와 일자리 개수는 비슷할까? 일자리 개수가 비슷해야 '좋아하는 일(흥미에 맞는 일)을 하라'가 가능해진다.

흥미유형의 사람 수= 일자리 개수?

흥미검사는 개인이 좋아하는 활동,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분야, 관심있는 직업 및 학문분야 등을 측정여, 궁극적으로 개인의 흥미에 가장 적합한 직업을 안내해 줌으로써 직업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흥미유형은 총 6가지로 나뉘는데 강의시간에 심리검사결과에 따라 흥미유형별로 모둠을 만들어서 자신들의 유형 특성을 나타내는 발표자료를 만들라고 요청하면 표의 특성때문에 다음과 같은 사항이 관찰이 된다.     


예술형의 사람들은 자유스러우며 체계화되지 않은 활동들을 선호하고 분명하고 체계적이고 질서정연한 활동들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이 만든 발표자료에는 꽃과 하트가 날아다닌다.그들에게 “(경직되고 규칙을 강요하는 분위기의)학교에 다니기 힘드셨지요?” 그러면 대다수가 큰소리로 “네!”라고 답변한다. 만약 “어? 난 아닌데.” 라고 응답하는 예술형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흥미유형은 예술형+관습형인 경우이거나 예술형의 경향성 점수가 낮은 사람이었다.    


진취형의 사람들은 목표나 경제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선호하고, 리더십, 설득적인 능력이 있다. 그들은 처음엔 눈치 게임이 시작이다. ‘누가 주도할까 누가 먼저 이야기를 꺼낼까.’가 아니라 ‘내가 주도할까.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낼까?’라는 생각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그러다 어느 순간이 되면 목청 터지게 이야기가 흐른다. 에너지가 넘치는 그들의 발표용지는 내용이 가득 차서 넘쳐난다.    


관습형의 사람들은 명확하고, 질서정연하며 체계적인 조작을 원한다. 그들은 발표자료를 구성할 때 ‘아하!’ 하고 알 수 있다. 이들은 발표자료를 그냥 쓰지 않는다. 한줄 한줄 줄을 긋고 글씨를 한 글자씩 또박또박 쓴다. 그래서인지 얼굴표정도 단정하다. 간혹 “글씨가 틀렸는데 어떻게 할까요?” 묻기도 한다.    


탐구형의 사람들은 물리적, 생물학적 혹은 문화적 현상들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것을 즐기며 조사나 연구 활동을 선호하다보니 설득적이고 사회적인 활동을 싫어 한다. 말을 매우 간략하게 하다 보니 종이에 각자의 생각을 돌려쓰기를 하기도 한다. 옆 테이블에서 침 튀겨가며 의견을 말하는데 탐구형의 테이블은 종이 한 장이 돌아가고 있다. 수업을 열심히 듣고 나서 강의평가서에 이렇게 적기도 한다. “발표 수업, 이런 거 하지 마세요.”    


현장형의 사람들은 몸을 움직여서 하는 걸 잘 한다. 사물, 도구, 기계 조작을 필요로 하는 활동들을 선호한다. “손재주가 있다는 이야기 많이 들으셨지요?” 그러면 대다수 고개를 끄덕인다. 발표를 말이 아닌 몸으로 표현해도 된다고 했더니 판토마임으로 몸을 사용하는 걸 보여준다. 어떤 그룹에서는 팔뚝을 보여줬다고도 한다. 


사회형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훈련시키고, 발달시키고, 치료해주기 위한 활동들을 좋아한다. 수줍거나 활발한 사람 모두 얼굴이 웃는 인상이다. 타인을 돕고자 하는 경향성이 높다보니 사회형의 사람들의 발표 내용에는 꼭 ‘오지랖이 넓다’는 내용이 있다. 그들은 봉사를 해본 사람과 봉사를 해 볼 사람으로 나뉜다.     


이렇게 흥미유형은 현장형(현실형), 탐구형예술형사회형진취형관습형 등 6가지로 나눌 수 있지만, 분포는 일정하지 않다. 지난 10년간 수백 명의 학생들을 만나 실시한 흥미검사 결과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탐구형이 다른 유형에 비해 드물게 나온다. 탐구형의 사람은 관찰, 사고를 즐기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사람이다. 현 사회가 원하는 인재들의 분야는 IT에 다수 분포되어 있다. IT 분야에서 주되게 요구되는 흥미유형은 탐구형이다. 인재들에게 '좋아하는 일, 흥미에 맞는 일을 하라'고 하려면 탐구형의 사람 수와 일자리 개수가 비슷해야 한다. IT기업에서는 원하는 만큼의 실력을 갖춘 인재를 찾기 힘들다고 하고 실제로 대학현장에서 내가 체험한 바에 의하면 탐구형은 많지 않다. 탐구형의 사람은 다른 유형에 비해 드물기 때문에 일자리 개수와 흥미를 갖는 사람 수가 불일치하다고볼수있다.    

일자리 개수와 사람들의 흥미가 일치하지 않는 건 캐나다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캐나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열정을 쏟는 분야가 있다고 답한 84%의 학생 중 90%가 스포츠, 음악, 예술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통계 자료를 보면 스포츠, 음악, 예술 산업과 관련된 일자리는 3퍼센트에 불과하다. 이 학생들 중 절반만 열정을 따른다 해도 대다수가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 이 경우 ‘열정을 가진 분야에서 일하라’는 조언은 오히려 해가 된다.

중략. 미국 고등학교 운동선수 중 프로로 진출하는 사람은 1000명 중 1명 꼴도 안된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중에서 )

미국도 일자리의 개수와 흥미를 갖는 사람 수가 일치하지 않는지 ‘ITEST’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학생들이 과학, 기술, 공학, 수학에관련된일을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과학 분야의 인력이 더욱 필요함을인식시킨다. 인재들이과학 분야의 일을 경험해보고 중요성을깨닫도록한다. 

현재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직업들의 특징은 바로 공학 분야. 기술력을 갖춘 공학 분야가 취업에 있어서 독보적이다. 상담실에는인문, 상경계열의 학생들이 자주 방문한다. 이공계열은다른 계열에 비해 취업이 잘되는 까닭 인지 상담희망자가 드물다. 이공계열을 현재전공을 하고 있으면 좋겠지만 만일 아니라면 직업군 탐색과 체험을 하고 졸업 후 직업군으로 맞을 것 같다면 복수전공이나 직업훈련을 하면 좋겠다.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돕고자 "내게 맞는 일을 하고 싶어" 책을 만들었습니다.(2019년 9월 30일 출간)


https://brunch.co.kr/@youngsookkim/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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