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처 수술 여부

잘 판단하세요!

by 영순

3일전에 다친 부위를 수술하는 것과

30년전에 다친 부위를 수술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3일전에 다친 부위는 아직 재생 및 회복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술이 큰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30년 전에 다친 부위는

수술로 바로 잡기 전에

이미 재생과 회복을 끝마친 상황이라,

수술로 할 수 있는 것이 작거나

없을 수 있다.




당연한 이치다.




가난해서 수술해야 될 시기를 놓친 사람들의

굽은 손가락이나 덜 굽혀지는 무릎을

가끔 TV에서 본다.




우리의 마음에 난 상처도 마찬가지다.




30년 전, 어렸을 때 받은 상처가

적절히 치유받지 못한 채 방치되었다면,

30년 뒤에 하는 작업이 큰 도움이 되지 않거나,

치유가 불가능에 가까울 수가 있다.




하지만, 3일전에 누군가로부터 입은 상처는

화해, 인정, 사과, 회복, 치유가

그다지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어렸을 적 큰 마음의 상처를 입은 후

적절한 치유를 받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게 되면, 그 마음은 그 상태로

굳어지거나, 생존을 위해서 다른 형태로 변형된다.

일종의 방어기제이다.




이것은 지나친 자기 방어의 형태나

타인에 대한 공격적 형태나

자기 파괴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즉, 손가락 하나가 굽은 채로

조금 불편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

더러는 아프게 만들면서 사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경우는, 30년이 지났더라도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


치유없이 겉만 아물어버린 상처가

사는 내내 나와 내 주변을

파괴적으로 몰고 가고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어렸을 적 큰 상처를 입었지만,

성장하면서 그 상처나 흉터가

자신과 타인을 해치지 않도록

잘 아문 경우에는

굳이 30년이 지나서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




모든 상처를 전부 치유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불편함을 전부 제거할 수도 없다.


더러는 묻어두고 가는 것이

모두에게 좋을 수 있다.




그것을 잘 판단해야 한다.


나의 가슴 속에 있는 상처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아픈 수술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닌지 말이다.




그저, 비가 오면 쑤시는 정도라면,

그냥 살아도 좋을 것 같다.


매일 매일 잠들기 전,

잠자면서, 아침에 일어나서

통증에 시달려야 한다면,

힘들지만 수술을 해야한다.




오래된 골절은

뼈가 아무렇게나 붙었을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아픈 수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잘 아물고,

잘 기능할때까지 시간을 두고 조심하며

회복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오래된 상처는 상처를 준 사람이
단순히 사과를 한다고 해서
뚝딱 치유되지 않는다.




오랜 상처는

치유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고,

조금 긴 호흡으로, 너그럽게

그 과정을 함께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니,

비가 오면 쑤시는 정도의 불편함이라면,

나의 부모, 형제들을 이제 그만 원망하고

따뜻하게 바라보면 좋겠다.




나 역시
완벽하지 않은 부모,
형제일것이므로...

어느 만큼의
신체적 불편함은
모든 사람이
친구처럼 지고 가는 것처럼,

어느 만큼의
마음의 불편함 역시
모든 사람이
친구처럼 지고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