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선택법 - 대화 6편

인정과 수긍

by 영순

갈등이 심화되고 대화가 격앙될 때,

과거 이야기나, 상대의 잘못을 들추는 것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지름길이다.


이렇게 해서는 당면한 문제의 해결은 커녕,

관계마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상대의 과거나 잘못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살다보면 그렇지가 않다.


당면한 문제가 상대의 과거와 얽혀있고,

상대의 실수나 잘못과 관련이 있어서

대화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때가 분명 있다.


아니, 꽤 있다.




또한, 그런 실수나 잘못들이 향후에

반복되지 않아야 문제가 점차 해결될 때는

더욱 그러하다.




상대가 실수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하기에,

상대는 그것이 실수나 잘못이라는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하고, 그 이후에 스스로 고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그러므로, 말하는 쪽인 나는

상대방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게,

가르치거나 훈계하지 말고,

아프게 찌르지 말고,

조심스럽게, 예의를 갖추어 말해야 한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말이다.




이때,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을 수긍하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매우 중요하다.




수긍하고 인정하지 못한다면,

그것을 고치려는 마지막 단계의 실천 행동은

절대로 할리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듣게 되면,

감정이 부정적으로 작동하게 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뇌의 기능은 멈춘다.


감정을 관장하는 뇌의 부분과

이성을 관장하는 뇌의 부분은

동시에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한,

이성적인 뇌는 풀파워로 작동하지 못한다.


꺼져있거나, 오작동을 하게 된다.

그래서, 후회할 말이나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상대가 자신의 잘못을 듣게 될 때,

그것을 수긍하고 인정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누구나 자신의 잘못을 듣게 되면,

부정적 감정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을 수긍하고

인정하는 사람은 자존감이 매우 높은 사람일

확률이 크다.




그 잘못 하나로, 자신의 존재 자체가

어떻게 되는게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즉, 잘못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한, 부정적 감정이 올라왔음에도

그것을 조절하며 인정을 한다는 것은

감정 통제력 수준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긴 결혼 생활을 하다보면,

두 사람은 서로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하게 된다.


이때,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잘못을

인정도 하고 고치기도 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잘못하고,

일방적으로 고쳐야 하는 사람은 없다.


만약 그렇다면, 그런 사람과는 결혼하면 안된다.

나머지 한쪽이 사는 곳이 지옥이기 때문이다.




결혼 생활은 서로 고치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그러는 과정들에서 당면한 문제들을 하나씩

함께 해결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상대가 잘못을 수긍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않거나, 고칠 의향이 없고,

오히려 나의 잘못을 즉시 찾아내서 따진다던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단연코 결혼 상대자로는 적합하지 않다.




나 혼자만 노력하고, 나 혼자만 인정하고,

나 혼자만 고치고, 나 혼자만 노력하는 것은

머지 않아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실수나 잘못과 대면했을 때
그것을 대하는 태도 하나만 보아도
그 사람의 인품, 자존감, 대화 수준,
부모님의 양육방식, 부모님의 자존감,
부모님의 대화 수준까지
상당부분을 엿볼 수 있다.


상대방도 나에게서 그것들을 전부 볼 수 있으니,

대화란 얼마나 무서운 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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