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그 좁은 골목길
인생에서 가장 힘든 길은
온몸에 땀이 쏟아지는 무더운 여름,
양손에 무거운 짐을 들고,
등에는 가족을 업고 걸어가는,
좁고 긴 골목길이 아니다.
겨우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길에서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을
마주했을 때이다.
상대에게 먼저 길을 양보해주기 위해,
내가 왔던 길을 되돌아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의 삶은 각자 모두 힘들기 때문이다.
설사, 한 번 양보했다고 해도,
다시 길을 들어섰을 때,
반대편에서 또 다른 사람이 걸어 들어와
당당하게 내게 양보를 요구하는 것이
인생이다.
때로는, 여러 명이 줄지어
다가오기도 한다.
되돌아 나오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내가 무릎을 꿇고 등을 내어주고
밟고 가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인생은 저 좁은 골목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다투고 상처주는
긴 여정 아닐까?
겨우 골목길 하나를 나오면
돈, 건강, 가족, 직장, 인간관계라는
이름의 좁은 골목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갈래길도 없고, 쉴 의자도 없는
그런 좁은 골목길...
천천히 걸으며 길가에 핀 꽃을 보라는 말도
고개를 들어 하늘의 별을 보라는 말도
그럴 수 없는 우리에겐 또 다른 상처가 되는
그런 좁은 골목길...
나는 어느새
어린 시절 크게만 보이던
내 아버지의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좁은 골목길에서
현명하지 못한 아버지이고,
그런 남편이자, 그런 사람이다.
글과 사진 - 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