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매미

내가 찾는 매미

by 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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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여름만 되면

콧잔등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채,

매미를 잡으러 다녔다.


조그만 키의 나에게 잡혀줄 만큼

낮은 곳에 매미는 앉지 않으므로,

등에 땀이 흥건하도록 꽤 오래 돌아다녀야

겨우 매미를 잡을 수 있다.




운 좋게 매미를 한 마리 잡으면,

나는 매미 허리에 실을 묶은 후,

그 실을 손에 꼭 쥔 채,

다시 나무에 매미를 붙여두었다.


매미를 오래 보고 싶은데,

날아가지 못하게 잡아두는

나만의 방법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서서 지켜보다가

집으로 돌아가야 될만큼

날이 어두워지면

매미에게서 수갑을 풀어준다.


그리고, 높은 곳으로 날아가길

기대하며, 다시 쭈그려 앉아

매미를 바라본다.




하지만, 매미는 잘 날지 못한다.

그 자리에 가만히 붙어 있거나

가끔 땅에 떨어지곤 한다.


집으로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다.


"내가 허리에 실을 묶어서

매미가 다쳤나보다."




하지만, 나는 다음 해에도

다시 매미를 잡으러 다닌다.




어른이 된 지금은 알 것 같다.


일주일 밖에 살지 못하는 매미는

그 짧은 일주일간

우렁차게 울어대며, 짝짓기를 하고,

모든 임무가 끝나면 그렇게 죽는다는 것을...




초등학생의 손에 잡힐만큼

낮은 곳에 붙어 있는 매미는

이제 죽을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초등학생이 허리에 살짝 묶은

실 때문에 그렇게 된게 아니라는 것을...




어느 휴일,

16층에 붙은 매미를 봤다.




나는 더 이상 그 매미에게
수갑을 채우지 않는다.



내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잠시 바라보다 발길을 돌린다.




내가 찾고 있는 매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찾는 매미는,

어디있는지도 모르고,

정말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고

그 매미를 찾는다.




나는 수십 년의 세월을 살아내고도

더 어리석어진 것 같다.


매미를 보며 생각한다.


글과 사진 - 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