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못드는 시계 초침 소리

어항 기포기 소리는 괜찮습니다!

by 영순
삶이 너무 힘들어
잠 못드는 밤이 있었다.


오늘 있었던 일들 때문에

잠 못드는 밤이 있었다.


지난 일들이 나를 괴롭혀

잠 못드는 밤이 있었다.


내일을 생각하면 불안해서

잠 못드는 밤이 있었다.


지나간 과거도

금방 지나간 오늘도

다가올 내일도 모두

어둡기만 한 그런 날들이 있었다.


그렇게 잠 못드는 날들이

이어지던 어느 날,

내 귀에 벽시계 초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잠들려 해도,

이젠 초침소리가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어제에 대한 생각도

오늘에 대한 생각도

내일에 대한 생각도

모두 하지 않고 잠들기로

정말 힘들게 마음 먹었는데

초침소리가

허락하지 않는 밤이 있었다.


나는 결국,

벽시계의 건전지를

빼고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내 방에는

바라볼 때마다

힐링의 시간을

선물해주는 어항이 있고,

그 어항에는

물고기들에게

산소를 공급해주며,

물을 여과시켜주는

기포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 기포기를 가동할 때 나는

기계음 소리는 24시간 멈추지 않는다.


기포기가 작동하면서

뿜어내는 물방울과

기포가 터지면서 나는 소리는

24시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이 모든 소리들은

벽시계의 소음을

훨씬 능가한다.


그럼에도,

나는 벽시계 초침소리에는

잠들지 못했지만,

어항에서 나는 모든 소리는

잠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




사람이 이런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그것이 어떤 소음을 만들어내든,

아무렇지 않으면서도,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내 귀에 거슬린다고 못을 박은

벽시계의 초침소리는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인생이 그런 것 아닐까?


나를 정말 고통스럽게 하는
사람과 일들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생각한 내 자신이
그 고통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지....



모든 것은

존재 그 자체로 있는데,

해석하는 내가,

고통도 만들고

덤덤함도 만들고

기쁨도 만드는 것 아닐까?


이렇게 본다면,

우리의 삶의 고통을 없애는 일은

외부의 조건이 달라지거나,

없어져야 하는게 아니라,

내가 해석을 달리 해야 하는게 아닐까?


괜찮다고...

그럴 수 있다고...

아무렇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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