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기 전 베트남에 갔습니다. #60

뇌의 마음 치유 기능

by 영순

시장을 걷다가 과일이 눈에 들어오자마자, '내 마음을 다시 치유해줄 새로운 것은 바로 과일'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낚시대만 예민하게 바라보는 낚시꾼은 찌의 움직임을 귀신같이 알아낸다. 몇 시간 동안 오로지 그것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간절하게 원하면, 즉시 알아낼 수 있다.




뇌과학적으로, 우리가 어떤 것을 마음에 두고 그것을 보려고 마음 먹으면, 뇌는 그것을 귀신같이 찾아서 우리 앞에 데려다 놓는다고 한다. 사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무형의 어떤 것이든 늘 거기 있었지만, 그것을 인식하는 기능의 스위치가 평소에는 꺼져 있어서 전혀 인식하지 못했는데, 그 스위치를 켜자마자 뇌가 거기에 맞게 가동된다는 것이다. 우리 뇌에는 그런 기능이 있다고 한다. 새로산 가방, 새로산 차, 새로한 머리 스타일, 그게 무엇이든 내가 마음을 두면, 집 밖을 나서면서부터 그런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고, 마음이 그쪽으로 향하면, 스위치가 즉시 켜져 우리의 뇌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인식하도록 적극적으로 돕는다. 이렇게 보면, 이제 우리는 우리 마음의 치유를 위해, 누군가의 위로를 받거나, 정신의학과 약을 먹거나, 누군가에게 나의 과거를 오래도록 말하지 않아도 되는 때가 온 것이다. 뇌과학이 발달하여, 우리의 뇌를 우리 스스로 이용하여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빌게이츠도, 시티브 잡스도, 일론 머스크도, 제프 베조스도, 마윈도, 정주영도 모두, 하나에 마음을 두고 노력했기에, 뇌가 그쪽 길을 계속 보여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를 가져다주었을 것이다. 단순히 노력해서, 혹은 머리가 좋아서가 아닐 것이다. 뇌가 계약을 성사시켜주지는 않겠지만, 계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민감도를 줄 것이다. 그런 중요한 사람을 만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그날 하루는 내근이 아니라 외근이 필요함을 직감적으로 알려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외근할 때 빈손으로 나가기 보다는 누구를 만나도 사업설명을 할 수 있는 모든 자료가 든 가방을 들고 나가도록 직감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그 자료를 만들고 준비한 직원을 채용할 때, 가장 적합한 사람을 느끼게 해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렇게 보자면 뇌의 기능은 한도 끝도 없다.




간절히 원하고, 갖기를 결정한 사람에게 뇌는 끝없이 적합한 것들을 인식하게 해준다고 한다. 마음 치유가 힘든 것은 이와 반대로 하기 때문 아닐까. 나는 상처를 입은 피해자이므로, 치유는 타인이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나는 지금 너무 고통스럽고 힘이 하나도 없어서 무엇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해를 받아야 치유받을 수 있기에, 나의 모든 이야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그렇게, 나 자신이 아닌, 외부를 통해 치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끝없이 마음속으로 되뇌이고 생각하기에, 우리의 뇌는 그 기능이 꺼져있는지도 모른다. 언제든 미친 듯이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 뇌가, 피해자 마인드로 꺼진 스위치 하나 때문에 전혀 우리를 돕지 않는 것이다.




"내가 나를 가장 잘 알기 때문에, 내 마음의 치유는 내가 해야한다. 뭘 해야되지? 뭐 없나? 어딜 가볼까? 무엇을 먹을까? 누굴 만날까?"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뇌는 즉각 일하기 시작할 것이고, 그때부터는 한층 수월한 상태로 선순환이 이루어질지 모를 일이다.




"나의 다음 치유는 과일이다. 베트남에서만 살 수 있는, 태어나서 처음 본 과일만 먹는다. 그리고 그 맛을 음미하고, 기록하고, 평점을 앱에 기록한다. 그리고, 베트남 일정 후반부에는 1-3위까지의 과일만 돌아가면서 매일 매일 먹는다."




시장 거리를 걷다가 만난 과일을 보고, 이런 생각을 잠시 한 5분 사이에, 내 마음은 다시 행복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