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영산 출렁다리
간병의 올가미에서
잠시 풀려난 날,
친구와 걷는 길 위에
햇살이 웃고,
바람이 살랑인다.
흔들리는 출렁다리 위에서
나는
조금씩 내려놓는다 —
짙은 피로,
깊은 숨결,
말 없는 아픔까지도.
자연은 말없이
내 마음을 토닥이고
묶여 있던 내 안의 시간도
고요히 풀어준다.
그저 걷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날이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치매 엄마, 암 투병 동생 곁을 지키며 함께 걷습니다. 힘든 날엔 서로의 눈빛이 햇살이 되고 작은 웃음 하나에 희망은 다시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