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물방울 수업 날
#2. 물방울 수업 날
―사진반 실내 촬영 수업을 마치며
사진기 셔터를 누르기 전,
회장님의 목소리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사진반 회원 한 분의 부고 소식.
함께 빛을 담던 그가
먼저 그림자 되어 떠났다고.
잠시 정적.
카메라 앞의 피사체도 숨을 죽인다.
인생이란, 이토록 허망하고도
덧없구나.
그러고도 수업은 시작되고
물방울 하나, 그 위로 빛 하나.
접사렌즈로 들여다본 세계는
작디작은 우주.
뿌려진 물방울이
떨어지는 찰나를 붙잡는다.
그 순간의 떨림,
그 안의 반짝임.
맺혀 있는 물 한 방울,
진주처럼 영롱하게 빛나며
마치 누군가의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있는 듯하다.
찰나에 담긴 영원,
오늘 우리는
사라져 가는 것을 찍고
남겨지는 것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