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축구. 진짜 드리블은 삐끗한 후 시작이다

2장. 꿈을 드리블하다.

by 영스

대부분의 훈련은 정해진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 정면에서 오는 패스, 멈춰 있는 공, 익숙한 상황. 우리는 그런 반복 속에서 익숙함을 다지고 기술을 연마한다. 그러나 경기는 다르다.


공은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튀어나오고, 패스는 불편한 발로 처리해야 할 때가 더 많다. 완벽한 자세나 환경을 바라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는 없다. 그래서 진짜 실력은 삐끗하고 나서야 시작된다.


중심이 무너진 순간, 방향을 잃은 순간,
그때 비로소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


삶도 그렇다. 우리는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고, 마음속으로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한다. 하지만 현실은 늘 엇박자로 다가온다. 하고 싶은 일에는 항상 시행착오가 있고, 믿었던 사람이 뜻밖의 상황으로 발등을 찍을 때도 있다.

그때 우리는 깨닫는다.

인생이란, 미리 준비한 기술이 아니라 엉키고 틀어졌을 때의 반응 속에서 진짜 본질이 나온다는 것을.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라면 이 불확실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찬스가 올지 모른다. 중요한 건 준비된 환경보다도, 어떤 상황에서도 중심을 다시 잡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감각이다. 불편한 상황에서 공을 다루는 능력, 예상하지 못한 변화에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판단력, 그것이 진짜 드리블이고, 진짜 실력이다.


훈련이 이상향을 그리는 시간이라면,
경기는 현실을 직시하는 시간이다.


끊임없는 반복과 준비로 우리가 빛날 순간을 준비하고 경기에 나서더라도 경기는 절대 예상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우리의 결정적 순간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찾아온다.

그 단 한순간을 위해 어쩌면 기약 없을 노력을 쏟아붓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결국 우리를 빛나게 할 장면은, 흔들림과 장애물 앞에서도 이어간 우리의 드리블 속에 있다.


keyword
금요일 연재
이전 10화나를 돌아보는 사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