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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험소녀 Mar 14. 2021

내 주변의 모든게 두려워지는 순간

아직은 미숙한 삶의 대처

나는 원래 겁이 좀 많다.

무서운 영화도 잘 못 보고,

길을 가다 누가 뒤에서 따라오는게 아닌가 늘 주변을 살피고,

아무도 없는 집에서 무슨 소리라도 나면 화들짝 놀라곤 한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런 두려움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다.

순간의 놀람은 적어도 나에게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거나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괜한 걱정들"에 그칠 뿐, 이내 다 잊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사실 가장 무서운 건,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안타까운 을 접할 때나,

나에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들이 예고 없이 닥칠 때다.


어릴 때부터 지금껏 별 큰 사고 없이 잘 지내와서 몰랐는데

이제는 시기적으로 나이가 들어 그런건지,

갈수록 세상이 흉흉해져 그런건지,


가까운 사람의 건강이 나빠지는 일, 눈앞에서 벌어지는 가슴 아픈 일들,

그런 안 좋은 소식을 갑작스럽게 접하게 될 때

나의 마음을 파고들어 두렵게 만든다.


예전 같으면 "설마, 아니겠지"하며 지나갔던 일들도,

이제는 나와 직접적으로 관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비되지 않은 채로 당하게 되면 더욱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누군가의 뜬금없는 연락이나 급박한 상황 변화에, '혹시...'하며 온통 긴장하게 된다.


결국 지금의 시대에서

내 주변의 모든게 두려워지는 순간은,

가족이나 친구들처럼 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거나,

나에 대한 그들의 태도가 무엇으로 인해 돌변할 때가 아닐까.

이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그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지 모르는 그 순간이 참 힘겹고,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걱정되고 무서우니 말이다.


그럴 때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원상태로 돌려놓지'를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

사실 당장은 딱히 답이 없는게 대부분이다.

시간이 해결해줄 뿐.


이런 상황들에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에

어른이 되려면 아직 멀었구나, 그런 생각도 든다.

모든 것이 두려워 도망치고만 싶은 겁쟁이구나 싶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남의 일처럼 된다.

사람으로 인해 놀랐던 마음들도 시간과 사람들이 해결할 것이다.


처음부터 삶에 노련한 사람이 어디있나.

주변 사람들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조금 더 삶을 살아가고 경험하다 보면,

차츰 나만의 방식이 생기지 않겠는가.


두렵고 힘겨운 당장의 그 순간들은 다 지나갈 것이니.

너무 당황하지 말고 사람들과 시간으로 이겨내길.

특히, 이 코로나 시국을 모두 잘 견뎌내주길. 부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알렉산드르 푸시킨   

Если жизнь тебя обманет,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Не печалься, не сердись!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В день уныния смирись:
우울한 날은 아들이라,
День веселья, верь, настанет.
믿으라, 즐거운 날이 반드시 오리라.
Сердце в будущем живет;
마음은 미래에 살고,
Настоящее уныло:
현재는 의기소침,
Всё мгновенно, всё пройдет;
모든 것은 찰나, 다 지나
Что пройдет, то будет мило.
지나간 것들은 그리워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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