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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선 Feb 15. 2024

징글징글한 풀들!

벌써 보라색 꽃이 피었다

그 추운 겨울, 

이런저런 보호장비가 필요한 화분들과는 달리,

아무도 쳐다보지도 않고, 아무것도 것이 없고,

나는 족족 잘라내고, 뽑아버리고, 욕을 하고, 약을 쳤는데,

올 겨울 내내 푸릇푸릇한 채, 

뻣뻣하고 싱싱한 잎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있던 것들이 

바로 화단의 잡초들이었다.

어제 보니 벌써 작은 보라색 꽃까지 피워냈다. 

키도 작은 풀들이 보란 듯이 버티고 있다. 

꽃이 죽어버린 화분마다 풀만 한가득씩 퍼렇게 차버렸다. 

징글징글한 것들!

올 해는 아무것도 심지 않고 

자라는 풀이나 바라보고 있어야겠다. 

설을 지나고 나니, 봄이 진짜 와버렸다. 

사람들 눈에 예쁘지도 않고, 먹을 수도 없지만, 

풀들아, 너네 매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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