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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선 Feb 16. 2024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

겨울을 이겨내고 꽃을 피운 풀들과 더불어

내친김에 세상에 강한 것들을 더 생각해 봤다.


강한 것들에는 세 가지 부류가 있다.

우물 안에서 왕노릇하는 개구리는 하수다.

원래 약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밀림의 사자나 호랑이는 강하다고 할 수 없다.

원래 생긴대로의 힘을 내는 것이니 사람의 눈에나 강한 것일 뿐,

망치가 망치만큼의 힘을 낸다고 그것을 강하다고 할 수 없다.


진짜 강한 것은 코끼리이다.

코끼리는 덩치도 크고 상아도, 코도 무시무시해서

사람이나 피아노쯤은 그대로 밟아버릴 수 있다.

그런데 그러지 않는다.

그래서 치워도 치워도 자꾸 집을 짓는 거미들과

비만 오면 기어 나오는 지렁이들과 더불어

진정으로 강한 존재이다.


왜 난데없이 코끼리냐고?

타이랜드에서 코끼리에게 피아노를 들려주는 영국인이 있다.

코끼리는 산더미 같은 몸을 흔들고 굉음을 내면서

피아노 음악을 감상한다.

코끼리는 피아노를 뒤엎고

피아니스트를 쉽게 밟을 수도 있을 만큼 크지만,

그러지 않는다.

강함을 함부로 남용하지 않는 자가

진짜 강자이다.  


인간이 가끔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강함의 하수처럼 보일 때가 있다.

자연의 폭풍우에도 맥을 못 추는 주제들인데

잘 자라는 나무들과 땅을 파괴하면서

저 잘났다고 여기저기서 쌈박질이나 하고 있으면서

부끄러운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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