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교정치료 첫날, 차에서 내려 치과로 올라가는 그 짧은 여정에서 오만가지 감정이 다 들었다. 집으로 다시 돌아갈까라는 생각도 들고,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어떤 대단한 인생의 기로에 놓여있는 듯 내 마음은 자잘하게 흔들렸다. 나는 나를 극복하고 싶었다. 두려움도, 결정장애도, 병원공포증도, 이전의 나에서 조금은 다른 나를 향해 가고 싶었다. 단순한 검진도 두려워하던 내가 긴 과정을 필요로 하는 치료를 하게 되다니, 이건 내 인생에서는 대단한 결심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매일 아무 생각 없이 지나다니는 회전문도, 우영우와 같은 인물에게는 대단한 결심이 필요한 행동일 수 있듯이, 나에겐 병원에 가는 일이 그랬다. 인생에서 극복해야 하는 것들은 이순신 장군이 한산대첩을 두고 했던 대단한 고민과 같은 것이기보다는 회전문을 어떻게 통과해야 하는지, 병원의자에 어떻게 끝까지 참고 앉아있어야 하는지, 양손에 비틀어 쥐고 있어야 할 애착인형을 가지고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등의 자잘한 문제가 많다. 나의 작은 두려움과 고민을 민망해하지 않기로 한다.
치과에서는 3분도 하루 같은데, 거의 두 시간 동안 나는 입에서 일어나는 온갖 것들을 잘도 견뎌냈다. 스스로 내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뭔가 할 수 있다는 비장한 느낌이 들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운 시간이라 그랬는지, 마지막으로 치아 두 개를 발치하는 과정에서 마취주사가 너무 급하고 아프게 들어가는 듯했는데, 살면서 제일 아픈 경험이었다. 바늘이 급히 푹푹 찌르고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내 마음속에 의사 선생님에 대한 인상에 마이너스가 하나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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