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의사의 얼굴을 잊어버렸다

by 이영선

치아에 붙여놓은 장치인 브래킷이 저절로 떨어졌다. 그래서 예정된 진료일 보다 며칠 일찍 치과에 방문했다. 언제 어디서 떨어졌는지 모르겠지만, 한밤중에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서 습관처럼 거울로 입안을 들여다보는데 잘 붙어있어야 할 브래킷이 없고 철사만 덜렁거리고 있었다. 아마도 음식과 함께 삼켰을 것 같다. 나는 절대 그럴 일이 안 생기도록 할 거라 생각했는데 두 달이 채 안되어 내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 브래킷이 떨어지면 치료기간이 늘어날까 봐 걱정이 되어 새벽에 잠시 눈을 뜨는 등 잠을 설쳤다.


다행히 아침 일찍 전화를 해서 늦지 않게 병원에 갈 수 있었다. 치과에서는 보통 브래킷을 떨어뜨리고 오는 환자를 싫어한다는 말을 인터넷에서 들어서 매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걱정과는 달리 의사 선생님이 "잘 왔어요. 오늘 많은 걸 할 거예요"라고 편히 말해줘서 매우 고마웠다. 보철물에 붙은 장치는 원래 떨어지기가 쉽다고 했다. 철사도 새로 교체했으며, 겹쳐져 있다 펴진 덧니 위에 드러난 치석도 제거했다.


집에 돌아와 거울로 자세히 들여다보니 치석을 제거한 자리에 여전히 엷은 갈색 반점이 있었다. 분명히 치석을 제거했는데 치아색이 아닌 반점이 있어서 치석을 덜 제거했거나 충치가 아닌가 싶어 다시 다음날 오후 치과에 방문했다. 다음 예약까지는 7주나 기다려야 해서 신경이 쓰였다. 전화를 할까 하다가, 직접 한 번 보여주면 더 쉽게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지나는 길에 그냥 치과에 들렀다. 전화를 해서 문의를 하면 대개는 치위생사 선생님이 "괜찮다"라고 대답을 하기 때문인데, 그게 괜찮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걸 지난번 경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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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고 쓰고 그리고 만드는 통합창작예술가. 장르와 경계를 녹여내어 없던 세상을 만들고 확장하는 자. 그 세상의 이름은 이영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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