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매일 보던 것이 새삼스럽던 날

by 이영선

사람에게는 눈이 두 개만 있는 게 아니라 평생에 걸쳐 다른 시기에 뜨게 되는 보이지 않는 눈이 여럿 존재하는 듯하다. 어제까지 보지 못했던 것이, 아니, 그렇게 보려고 해도 안 보였던 것이 오늘에서야 갑자기 보이게 되는 일이 있으니 말이다. 그뿐인가? 같은 장소에 있는 같은 것을 봐도 각자가 보고 싶은 것만 골라서 본다는 것은 대부분 아는 사실이다. 시간이 흐르면 생물학적인 시력은 점점 퇴화되겠지만, 다른 형태의 시각능력이 생기는 것 같다. 분별할 수 없던 것을 분별하는 것에도 '보인다'라는 언어를 쓰기 때문이다.


얼굴에 달린 눈 두 개의 정보를 처리하는 것은 두뇌이니까, 어쩌면 본다는 것은 어떤 대상이 눈동자에 상을 맺는 물리적 현상만이 아니라, 사고와 인지의 영역이 통합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는 만큼, 생각한 만큼 보인다는 말을 쓰는가 보다. 남들 다 보는 것을 못 볼 때, '맹인'이 아니라 '바보'라고 하는 경우가 아마 그래서인 듯하다.


그러고 보니 지적인 사고능력이 발달한 사람일수록 더 많은 것을 보고, 똑같이 보는 것에서도 더 많은 것을 얻고 활용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지적능력이 떨어지는 사람과 지적능력이 우수한 사람을 처음 가보는 달나라로 보낸다면 후자가 전자보다 더 많은 보고서와 탐험의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 것도 자명한 일이다. 더 나아가서 시각능력은 두뇌의 사고능력이고, 결국은 머리가 좋다는 뜻이 아닐까? 역으로 설명하자면 보고 관찰하는 것을 게을리하는 사람은 지적인 사고능력도 떨어지는 사람이고, 사고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굳이 호기심을 가지고 다른 것을 생각하고 상상하려 하지 않을 것임으로 창의력도 떨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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