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교정고무줄과 해골형 얼굴

by 이영선

교정을 시작하고 처음 몇 개월 동안은 치아의 형태를 배열하고 고정하기 위해, 가느다랗고 잘 휘어지는 얇은 철사에서부터 휘어지지 않는 강한 굵은 철사까지 다양한 철사를 거의 매 진료시마다 교체했다. 약 9개월 정도 지났을 시점에서는 병원에서 아래위 치아에 양 쪽으로 조그만 고무줄을 직접 걸도록 했다.


교정 치료 중 가장 불편했던 게 바로 이 작은 고무줄의 착용이었다. 이전까지는 브래킷을 부착하거나, 매번 철사를 교체하는 치료를 하고 나서도 별다른 통증이나 불편감이 없었다. 나름 교정치료에 많이 적응을 하고 있었고, 특별히 얼굴살이나 체중에는 그다지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음식은 장치가 떨어질까 봐 딱딱하고 덩어리가 큰 음식을 피하는 것일 뿐, 이가 아파서 못 먹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웬만한 음식은 다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고무줄을 끼는 기간에는 두부를 씹는 것도 힘들었다. 치아이동이 눈에 띄게 지속되며 발치공간이 점점 닫히거나 교합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잇몸이 계속 상처를 입고 회복되는 상태를 적극적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그래서 무른 것들만 조금씩 먹다 보니 아무래도 얼굴 근육이 퇴축했는지, 씹는 기능과 관련이 있는 볼살과 관자놀이 부분의 살이 함께 빠지면서 해골형의 얼굴이 되어버렸다. 피부가 탄력이 없이 늘어져버리는 것도 같아서 이때부터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체중이 전체적으로 빠진 것 같지는 않았는데, 이 시기에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나보고 살이 왜 이렇게 많이 빠졌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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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고 쓰고 그리고 만드는 통합창작예술가. 장르와 경계를 녹여내어 없던 세상을 만들고 확장하는 자. 그 세상의 이름은 이영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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