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감정은 모두 쏟아내 버려요.
거리를 걷다 마주한 슬픈 냄새.
좋은.. 아마도 맛있는, 그 냄새.
멈춰 선 발길 끝에 기억 하나가 떠오른다.
추운 겨울, 바람이 불던 해변에서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고 마음에 상처를 남겨주던 그날.
파혼을 결정하고 마지막으로
함께했던 저녁 식사.
그때의 냄새가 낯선 거리에서 느껴졌을 때,
잊힌 줄 알았던
감정과 감각이 잠에서 깬 듯 살아난다.
굳은살처럼 단단해진 줄 알았던 그 감정이
깨어나고 슬픔에 잠긴다.
버티고 이기려 노력해 보지만 의미는 없다.
다시 깨어난 감정은 끝까지 쏟아냈다.
큰 울음으로, 벅찬 숨소리로 쏟아냈다.
되풀이되는 아픔, 그 뒤 위안.
시간을 따라 걷는 걸음마다 흘러내려
바닥에 나뒹굴고 구겨진 채 버려진다.
어느 날 문득 떠오른 기억은
추억으로 아스라이 스쳐지나고
흐르고 구겨질 아픔은 더 이상 남지 않았다.
하얀 나비를 찾아 나설 준비가 되었음을
이젠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