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

by 김영웅

사소한 것들


사소한 것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그것들이 우리의 일상을 이루는 주축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들은 종종 예기치 못한 사건의 복선이 되기도 하고, 하나의 경로가 되기도 하며, 때론 그 자체로 비밀스러운 의미를 드러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일들만이 우리의 시간을 추동하는 힘이라면 시간은 더디 흐르다가 멈춰버릴지도 모른다. 우리가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소한 일들이 시간의 톱니바퀴를 이룬다. 그것들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역학이 바로 우리의 시간이다. 그 안에서 모든 것들이 일어난다. 시간은 공간이 되고, 사건은 새로운 층위의 삶을 여는 문이 된다. 사소한 것들이 시간이자 공간이라는 것. 우리를 이루는 모든 배경이라는 것. 그러므로 우리를 알아챈다는 것은 우리의 배경을 알아챈다는 것이고, 우리의 배경을 알아챈다는 것은 우리의 시간과 공간을 알아챈다는 것이며, 우리의 시간과 공간을 알아챈다는 것은 우리를 이루는 모든 사소한 것들을 사랑하며 가꾸는 행위의 연속성 상에 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세상에서 중요한 사건이라는 것은 하나의 사고일 뿐이라는 점이다. 누군가는 인생의 목적이라고, 또 누군가는 삶의 이유라고 믿는 그 사건들 말이다. 주객이 전도된 삶을 뒤집는 것. 역전된 피라미드를 살아내는 것. 사소한 것은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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