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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음악적 경험과 성취

학습과 성장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지금 내 방에는, 피아노와 낡은 드럼 스틱이 하나 있다. 이걸로 종종 교육 구성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곤 하는데, 드럼스틱이 남아있는 걸 보면 아이러니할 때가 있다. 겸가겸사 내 음악적 경험과 성취를 돌아보니 굉장히 재밌는 지점의 레슨이 있더라. 마구잡이로 가볍게 적어본다.


고등학생 때는 매주 한번 소규모 예배에서 건반플레이를 했다. 한 학년 선배의 피드백을 매번 받는 것은 기본. 매주 거치는 피드백이 결국은 내가 고속성장하는 계기. 그 당시 내 약점은 리듬감, 선율연주는 강점. 지금은 오히려 (아마추어) 건반주자로서의 내 가장 큰 장점이 리듬감이 되었다. 지금도 나는 단조로운 비트의 곡보다는 상대적으로 펑키한 곡을 즐겨 연주한다.


공연의 경험이나 퀄리티 있는 사운드의 체험도 이른 편이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지역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을 했고, 대학교 1학년 때에는 당시에 있었던 블루노트 서울에서 같은 공연을 여러번, 리허설부터 본공연까지 함께했었던 게 사운드의 질감을 캐치하고 디자인하는 영감을 가져다주었고, 지금도 악기소리를 구분하거나 음색을 선택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대학생 때는 공강시간마다 드럼을 치곤 했는데, 이게 리듬감을 쌓는게 큰 도움이 되었다. 밴드 플레이어로서의 건반 주자는 다른 악기의 플레이에 기반하여 레이어를 올리는 플레이를 해야 오히려 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이건 클래식 기반의 주자들의 약점이다. 보통 그분들은 리듬감 없이 모든 선율의 멜로디를 모두 연주하려고하는데, 그렇게 모든 걸 지배하려 할수록 사운드는 망가진다.


20대 중후반에는 자신이 원하는 사운드를 전혀 알지 못하는 리더와 플레이한 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리더는 코드를 거의 모르고, 어떤 결의 사운드를 내야할지에 대한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어떤 느낌으로 해달라고 하면 내가 그 느낌을 연주로 구현했는데, 당시는 힘들었는데, 돌아보면 오히려 좋은 레슨이었다.


그리고, 대학생 때 동아리에서 건반악기를 주제로 선/후배와 스터디를 한 게 아주 큰 경험이다. 당시 나는 작은 단위로 성취할 수 있도록 요소를 나누고 가르치는 시도를 했었는데, 예를 들면 ‘학교종이 땡땡땡’ 이나 ‘신레렐란 어려서’ 와 같은 곡을 몇 개의 모듈로 나누고, 개인의 헤벨에 맞게 각 모듈을 ‘기본코드’, ‘기본코드+텐션’, ‘기본코드+텐션+멜로디’ 의 형태로 빌드업할 수 있도록 레슨했던 기억이 난다.


이건 내가 평소에 반주와 코드를 연습하는 패턴이기도 한데, 건반악기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수록 기본코드를 통해 연주의 맛을 경험하게 하는게 훨씬 좋았던 기억이 난다. 사실 아마추어 밴드 시장(?)에서 좋은 건반주자를 찾기가 힘든데,  이유는 선율에서 코드기반의 레이어 플레이로 피봇(?) 플레이어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레거시 경험의 전환은 그만큼 어렵단 말씀. 이건 테크교육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 결국은 이어지는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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