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교육, 오퍼레이션과 인터랙션. 언저리의 고민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
2019 한국 HCI 학회에 다녀왔습니다.
제 최근의 고민은 기술과 교육, 오퍼레이션과 인터랙션의 언저리에 있습니다. 언저리의 고민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하고자 찾아갔습니다. 제 고민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조직내 기술교육에서의 피드백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Learning science 를 이야기하는 키노트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그 키노트의 핵심은 ‘기술은 교육을 보다 풍성하게 한다. 하지만 그 자체로 충분하지 않다. 사용자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입니다. 이 세션 하나만으로 학회 참석의 가치는 충분히 얻었다 느꼈습니다. 사용성에 대한 보다 깊은 접근과 사용자 단위(개인, 그룹, 커뮤니티)별 다른 레벨의 적용 등에 대한 설계가 제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많은 발표와 포스터 세션을 참관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Voice of People 2018> 입니다. 국민청원에 사이트에 쌓여있는 30만건 이상의 청원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시각화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학부생들이 만들었는데, d3.js 라이브러리를 이용하여 직관과 인터랙티브의 균형을 매우 잘 맞춘 사이트로 결과물을 도출했습니다. 작년에 기획, 운영했던 프로그램에서도 국민청원 데이터를 이용한 프로젝트를 했었는데, 그 덕분에 유심히 관찰하고 질문을 했습니다. 매우 차분하고 깊이있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는데,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높은 완성도를 만들어낸 팀의 역량이 돋보이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이트는 voiceofpeople.kr/ 입니다.
모 학교가 발표한 세션에서는 큰 실망을 느꼈습니다. 기술 자체의 구현에만 초점을 맞추어 사례를 나열하는게 그쳤고, 고민의 깊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구성원의 다양성의 결여, 전문성 부족, 발표준비 미흡 등이 총체적으로 나타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특히, 청자에 대한 고려가 없이 일방적인 내용 전달을 하고, 전혀 궁금해하지 않을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며 정작 중요한 핵심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는 발표방식은 발표 자체 뿐 아니라 모 학교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고민의 부재, 결과의 진부함, 발표 스킬의 부족이 가져온 총체적 난항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접근방식에서의 개선이 인상적인 학회였습니다. 그동안 다녀온 학회와는 느낌이 사뭇 달랐습니다. 사실 이번에 한국 HCI 학회에 다녀오게 된 것은 작년 겨울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한 연구자와의 대화 덕분입니다. 그는 제게 HCI 학회에 꼭 가보라고 권유했고, 다녀오면 분명 얻는 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말한 대로 새로운 관점을 얻었고, 연구와 실행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주어진 짧은 일정이 아니었다면 분명 더 많은 것을 얻고 갈 수 있었던 시간이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매우 의미있는 일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