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로서의 저도 성장이 필요합니다.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by 앤드루 S. 그루브
*이 글은 트레바리 ‘제품/서비스기획자들’의 독후감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어떻게 하면 개인의 성과와 성장이 극대화되는 조직문화와 프로토콜을 만들 수 있을까>
이 책은 세 가지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 아이디어는 ‘성과 지향의 관리’ 이며, 두 번째는 인간 활동의 대부분은 개인이 아니라 ‘팀’에 의해 수행된다는 것이고, 세 번째 아이디어는 팀 구성원들 개개인이 최고의 성과를 발휘해야만 팀이 잘 운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 최근의 고민은 개개인의 성과가 극대화되는 조직문화와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 쉽지 않습니다. 저는 팀장을 맡고 있지만 제가 소위 고위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팀의 리더일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지시를 내리는 디렉터 타입의 리더는 되지 못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팀워크는 각자의 전문성을 믿고 개별의 역할을 다하다가 필요한 상황에 리소스를 요청하여 조율하거나 합치는 것입니다. 말로는 쉬워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서로 다르게 업무를 해오던 사람이 맞춰나간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더군요. 자신의 부족함을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척하면 척은 가상 속에서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상황이 있게 된 배경, 이유, 상황을 수시로 공유하면서 노력을 끊임없이 들여야 아주 조금씩 앞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팀으로서의 호흡은 그 과정에서 비로소 만들어지는 예술적 산물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앤드루 그로브는 편집증적인 사람이 성공한다라는 언급으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인텔을 시대의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만들었고 이를 통해 실리콘밸리라는 생태계의 시초를 구축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앤드루 그로브가 정의한 관리자의 결과물은 그과 관리하는 조직의 결과물 + 그가 영향을 미치는 관련 조직의 결과물입니다. 이 책에 나온 것처럼 겉보기에는 간단합니다. 하지만 이걸 제대로 해낼 수 있는 리더는 얼마나 될까요. 아니 제대로 가능한 미션이긴 할까요. 근래 들어 정량적인 리더십에 대해서 참 많이 고민하고 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림을 그리고 설득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스스로 디테일을 그리는 것은 약한 사람입니다. 팀이 절실한 존재입니다. 이 책의 한 부분에서 자그마한 힌트를 얻었습니다. 관리자가 문제를 처리하는 방법에 패턴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내용입니다. 모든 시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기보다 특정한 시간과 방법으로 가능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예측가능성을 점차 늘려가는 것입니다.
회의에 있어서도 비슷한 맥락을 찾았습니다. 저는 일대일 면담, 구성원 회의, 운영 점검 회의를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미팅을 했을 때 다양한 이야기, 때로는 깊은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은 할 수 있지만 일이 진행된다는 느낌은 주지 못했습니다. 혼자 일하는 게 아니라 리더로서 또는 관리자로서 일한다는 것은 일을 되게 만들고, 진척시켜야 하며, 되어가고 있다는 인식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면담, 회의가 끝나고 난 뒤에 다음 면담/회의가 언제일지 정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급한 일정에 의해 취소 또는 변경될 수 있지만 그걸 대비한다는 핑계로 추후의 일정을 잡지 않는 것은 예측가능성을 방기하는 모양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깨달음은 회의에서의 역할입니다. 관리자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 일이 되어가는 사람이기에 비판할 수 있고, 비판받아야 합니다. 그게 관리자로서 일을 해나가는 당연한 책무라 여겨집니다.
관리자의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많이 배웁니다. 구성원의 업무 관련 성숙도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관리 스타일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언급에 크게 동의합니다. TRM(Task-Relevant Maturity) 이라는 변수에 따라 관리 스타일을 바꿔야지, 자신의 스타일에 TRM 을 맞추는 것은 어려울 뿐더러, 되지도 않을 일입니다. 유능한 관리자는 업무를 일일이 지시하지 않는다는 있어서인지 일을 그르치고 나서야 늦게 그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저자의 말이 뼈를 때립니다. 관리방식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보다 구성원의 TRM에 따라 그것이 효과적인지 비효과적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언급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무엇이 프로다운지, 리더다운지, 관리자다운지에 대해 스스로 깊게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그래야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할 수 있는지 가늠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구성원은 일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일을 함께 하는 파트너이고, 일을 통해 개인이 성장하고, 조직의 성장에 기여하며, 미션을 이뤄내기를 희망하는 개인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반성하고 화두로 다가왔던 것이 ‘사람’입니다. '내가 사람을 놓치고 있었구나. 나는 내가 편한대로 상황을 해석하고 움직여왔구나.' 라고 크게 반성합니다. 전문성 있는 개인을 넘어 전문성 있는 팀을 만들고 팀으로서의 구성원을 성장하게 하는, (중간)관리자로서 역할을 정말 잘 해나가야 하는 제게 있어 시의적절한 메세지를 만났습니다. ‘성과’라는 아웃풋을 만들어내는 ‘팀’ 만들기. 잘하고 싶습니다. 잘해내야 합니다. 여러가지를 곱씹고 시도하고 피드백을 거쳐야 겠습니다. 관리자로서의 저도 성장이 필요합니다. 연구자로서, 관리자로서 많이 반성하고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