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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교육 기획자의 고민 (2)

학습과 협업을 위한 설계를 구상하며

학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굉장히 많이 생각하고 배우고 있다. 매순간 깨지고 바꾸고 보완한다. 온전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부숴지고, 불완전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단단해진다. 교육을 기획한다는 것은 학습의 동적요소로 뛰어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학습이란 서로 매순간 배우고 익혀나가는 것이라고 여긴다. 상호간 인터랙션이 전제된 행동이다.

큰 틀의 목표를 유지한 채 현장에서 느껴지는 감각으로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여러가지 상황이 생긴다. 애초의 계획을 온전히 고수하는 것은 방법적으로는 안전하게 느껴지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내가 느낀 학습이란 그 자체로 동적이어서 그 자체의 흐름을 반영하여 유연하게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학습경험과 목표로 가는 과정이다.

협업을 기반으로 함께 성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협업을 하라고 말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협업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협업이 필요한 이유를 스스로 깨닫도록  지원해야 한다. 명시적이고 암묵적인 메세지를 동시에 던져야 한다. 의견을 주고 받는 것이 즐겁고 생산적이고 의미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협업을 명시적으로 추구하는 교육/학습과정은 많다. 그 중에서 지속적으로 협업을 할 수 있도록 기회와 장을 제공하는 곳은 얼마나 될까. 더불어 협업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이 장려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심리적 안전감이 매우 중요하다. 무엇을 이야기해도 괜찮다고 하는 공감대가 있을 때 위의 것들이 보다 잘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얼마나 잘 구현하는가 경쟁력이라고도 여긴다.

올해는 또 다른 도전이다. 매번의 기획과 운영, 피드백과 반영이 쉽지 않다. 때로는 무척이나 괴롭다. 암묵적인 전문성을 명시적으로 증명하라는 요구를 받을 때도 있고 압박감에 지쳐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약해질 때도 있다. 그때마다 고비를 넘길 수 있는 것은 내가 아닌 공동체에 대한 믿음과 성장에 대한 희망이다. 좋은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신념과 경험적 신뢰가 나를 살린다.

이번 회를 통해 내 안에 적지만 탄탄한 전문성이 자라나고 있다고 느낀다. 숫자와 같이 명시적으로 보이는 것은 아니다. 다만 비판적인 사고를 하면서도 말에 힘이 실리는 경험을 하노라면, 다른 이의 피드백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노라면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아직 자랄 수 있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기쁨이 있다.

기술교육이라는 도메인에서 애자일을 실험/적용해가는 경험적 쌓음도 마찬가지다. 나를 살리는 환경이다. 이 시간들이 다른 어떤 기회로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다. 이 기간만큼은 온전히 학습하고 성장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 그것이 결국 내가 생각하는 함께 자라는 길이다. 그 묘미가 꽤나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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