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과 수요/공급 문제가 아닌 설계와 비수요의 문제
개인적인 경험을 기준으로 대부분의 데이터 분석 교육과정에서 통계 비중이 적다. 그게 교육과정의 문제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그동안의 데이터 분석 관련 스터디는 라이브러리 구동 위주로 많이 진행되었고, 현업에서도 ‘기초’ 통계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광범위하며 조직마다 쓰임새가 다른 통계적 ‘구별’ 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보니 주니어에게 적절한 수준의 통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되지 않고, 준비하는 이들에게 공유도 되지 않는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구직자라면 상대적으로 훈련과 학습과정에서의 검증이 어려운 통계보다 눈에 보이는 분석 라이브러리 사용 위주로 준비방향을 선회하지 않았을까 감히 짐작한다.
결정적으로 현업에서 분석업무에 필요한 적정수준의 통계를 가르칠 수 있는 분이 매우 부족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기준으로 할 때 강사로 활동하시는 분들 중 그런 경험이 있는 분은 매우 적다. 소위 잘나가는 통계 강사 중에서 통계학에 대한 트레이닝이 아닌 현업에서의 분석 경험을 겸한 통계지식이 있는 분을 솎아내면 또한 매우 적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업에서 필요한 ‘기초’ 통계의 범위를 설정하고, 유용한 수준에서의 활용과 그에 상응하는 이론을 전달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교육과정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학교/비학교를 가리지 않고 비슷하다. 실무에서 그토록 애타게 찾는 주니어 데이터 분석가가 보이지 않는 이유가 이와 연관있지 않을까.
다른 한편으로, 주니어 데이터 분석가가 잘 성장하고 기여할 수 있는 조직은 또 얼마나 될까. 종합적으로 볼 때 이 문제는 단순한 교육과정과 수요/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와 조직에서의 역량과 성장에 대한 설계 그리고 급속도로 커진 산업의 비수요(실수요가 아닌 가수요)와도 크게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적절한 설계와 운영의 실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