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배움 앞에서 설렘과 긴장 사이
오랜만에 아침의 상쾌한 기분을 느끼며 집을 나선다.
지난번 교육 면접에 당당히 합격한 후, 한 달 동안 매일 출근하듯 교육을 받게 되었다. 퇴사 후 6개월 만에 다시 번잡한 아침 시간에 움직이려니 걱정이 되어 밤잠을 설쳤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등교 준비를 하며 바쁘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오히려 다시 활력이 생기는 기분이다.
아이들이 짜증 내지 않고 등교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나도 바삐 나갈 준비를 한다. 문 앞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걸음을 떼며 "오후에 만나자" 인사를 나누었다. 싸늘한 아침 공기가 얼굴을 스치자, 6개월 전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16년 동안 새벽마다 출근하며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세상을 뚜벅뚜벅 걸었던 그 기억들이 몸에 새겨져 있었음을 다시금 느낀다. 새로운 배움에 대한 설렘 속에서, 익숙한 출근길의 싸늘한 기온이 잊고 있던 나를 깨우는 듯했다.
하지만 모처럼 움직였더니 출근길 교통체증을 예상하지 못했다. 충분히 일찍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차가 심하게 막힌다. 버스 안에서 마음속으로 초조히 '빨리빨리'를 외치지만, 그럴수록 더 신호에 자주 걸리고, 길이 더 막히는 것만 같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 그 짧은 시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내일부턴 더 일찍 나와야겠다는 다짐과 후회를 반복하는 시간을 맞이한다.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출근길을 반복해 왔던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도록 뛰고 또 뛰었던 그 시간들이 다시 떠올랐다. 그렇게 강의 첫날부터 지각을 했다. 민망한 마음으로 늦은 강의장 문을 열고 들어가 헐떡이는 숨을 고르고, 땀을 닦았다. 분위기를 파악하면서 놓친 10여분의 시간을 눈치로 따라잡으려 애쓰느라 마음이 더욱 바빠졌다.
다행히 첫날은 간단한 오리엔테이션과 수강생 서약서 작성으로 교육이 시작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하던 업무와 연관된 내용들이라 약간은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색다른 떨림과 함께 추억처럼 남겨진 과거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왜 배워야 하는가?' '이 교육의 필요성과 목적은 무엇인가?' 하나하나 되새기며 강의에 집중했다. 매일 얼굴을 마주할 교육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지정석에 놓인 이름표를 보면서 배움의 과정의 시작되었음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일찍 움직이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익숙한 내용들을 복습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고 낯선 분야를 배운다는 것은 단단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함을 다시금 느낀다.
그래도 문득 알게 모르게 들었던 익숙한 용어가 들려올 때면 반가운 마음이 들고, 처음 듣는 개념을 마주할 때면 아직 배울 것이 한없이 많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나는 무엇을 목표로 할 것인가?' '어떤 타겟층을 설정하고 나아갈 것인가?' 고민할 질문들을 던져주었다.
첫날이라 아직 동료들과 어색한 인사를 나누었지만, 매일 얼굴 보면 보다 보면 함께 배우고 공유하는 것이 생기면서 친밀감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설렘, 싸늘한 날씨 속 포근한 기운처럼, 낯선 환경 속에서 천천히 적응해갈 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