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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글맹글 Jan 12. 2021

해가 뜰 때의 하늘색은 무슨 색?

잠결에 본 새벽하늘

지금 사는 집에 이사를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작년 11월에는 새벽 7시 반 정도가 해가 뜨는 시간이었다. 아직은 그래도 우중충하고 비만 오는 시기가 아니기에 그 무렵의 새벽 7시 반은 햇살에 눈이 부셔 잠시 깨어날 수 있었던 시기였기에 나의 사진첩에는 하늘 사진이 가득하다. 매번 보는 하늘이지만 해가 뜰 때와 질 때 주변의 색이 햇빛에 물들어 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멍하게 바라보게 된다. 새벽의 하늘은 석양과는 또 조금 다른 것 같은, 그러면서도 비슷한 그 영롱한 색을 띄우는데 항상 이게 무슨 색인지 정의하기기 참 어렵다.

11월의 새벽 하늘
11월의 오후 하늘


요즘의 쾰른은 매일이 구름 혹은 비의 나날들이어서 아침에 햇살과 함께 일어난 게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하다. 그러고 보니 해를 본지도 꽤 된 것 같다. 바이오리듬이 깨져버려 늦게 잠에 들어 어제도 아침이 되도록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아침 8시 20분에 울린 갑작스러운 드릴 소리로 깨어나 잠을 방해 받음에 슬퍼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앉아 창밖의 하늘을 보았는데, 어머나! 나도 모르게 침대 밖을 나와 발코니로 향하였다. 한겨울의 새벽, 아니 아침의 하늘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아름다움이었다. 꼭 한여름의 석양과 같은 붉기였다. 거기다 겨울에만 볼 수 있는, 각 집마다 굴뚝에서 오르는 연기까지 완벽했다. 오랜만에 붉은빛으로 물든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다시 침대로 돌아갈 생각마저 잊고 멍하니 모닥불을 바라보듯 한동안 그대로 지켜보기만 하였다.

내가 감명받은 어제의 하늘

갈수록 독일의 봉쇄령은 심해지기만 하고 사람과 대면한지도 한참 전의 일이 되어가고 있다. 점점 심적으로 지쳐가고 고립된 느낌에 외로움이 나를 감싸는 이 시점에서 어제의 아침 하늘은 나를 온몸으로 따뜻하게 품어주는 기분이 들게 해 주었다. 어제의 하늘처럼 곧 따스한 나날들이 올 것이라 믿으며 오늘도 잘 버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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