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의 짧은 이별 인사에 대처하며

불안정한 나의 삶은 언제쯤 안정을 찾을까

by 몽글맹글

나이가 들수록 가족들과 떨어질 때의 휘몰아치는 감정이 격해진다. 떨어져 산 시간이 같이 산 시간보다 더 길어져서, 누군가가 부모님과 같이 살래? 라고 물어보면 고민하지 않고, 아니라고 대답할 거면서 헤어질 때의 감정은 아쉽다 못해 헛헛하기까지 하다.

이제 곧 새로운 가족들의 품으로 가게 될, 우리가족과 이별할 강아지들

예전에는 부모님 집에 놀러 가면, 일주일만 지나도 동생과 혹은 엄마와 투닥투닥 싸우거나 불편하다며 빨리 내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혼자 사는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두렵게 느껴질 정도로, 매번 더 늙어가는 아빠의 모습을 뒤로 한채 떠나야 하는 것도, 강아지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는 것도 나에게 너무 힘든 일이 되어 버렸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헤어지고 비행기를 탄 후 혼자가 되었을 때 눈물이 나와서 울다가 잠들었는데, 올해는 떠나는 마지막 날 아침부터 울컥울컥하며 몇 번의 울음을 참았는지 모르겠다. 결국 마지막 저녁 식사 자리에서부터 기차를 타기까지 줄곧 울어버렸고, 그런 나의 모습을 보는 아빠도, 엄마도 눈물을 참지 못 했다. 괜한 걱정을 끼칠까 싶어 더 씩씩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할 수 없게 될 만큼 지쳤나 보다. 혹은 부모님에게 더 솔직해지고 더 어리광을 피우게 된 걸지도 모르겠다.

아빠의 사진 실력이 갈 수록 늘어간다

아빠는 이번에 내가 짧게 왔다 가지만, 내가 왔다 가서 너무 좋았다고 말해주었다. 우리 가족이 진짜 가족이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가족사진도 찍었고, 강아지들과 노는 내 모습도 사진으로 많이 담을 수 있었고, 환갑 선물도 미리 받을 수 있었고, 그 모든 순간들이 너무 행복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주었다. 내가 솔직해지니 아빠도 솔직해질 수 있었던 걸까. 아니면 나도 아빠도 나이가 들어가며 서로에게 좀 더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일까. 어릴 때부터 나는 아빠 껌딱지였고, 아빠는 딸바보였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알 정도로, 엄마가 질투할 정도로 아빠와 나는 사이가 돈독했고 지금도 돈독하다. 그래서 그런지 매번 떠날 때가 되면, 나의 빈자리가 아빠에게 너무 허전하게 다가오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크다. 그 빈자리가 점점 크게 느껴지는지 갈수록 아빠의 눈물도 많아지는 게 보인다. 이것 참 못할 짓이다.


인간의 의지는 강하고도 나약하다. 나약하기에 함께 모여 살고 무리를 이루며 서로 북돋아 주며 사는 것 같다. 이제 나에게도 내가 만들어 나갈 가족이, 나의 가정이 필요한 시기가 왔나 보다. 이미 15년 전에 물리적으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였지만, 이제는 정서적으로도 독립을 해야 할 시기가 왔나 보다. 결혼이라는 제도를 이용하여 새로운 가족을 꾸려 나간다면 좀 더 이 불안한 헤어짐이, 서로에 대한 걱정이 나아질까. 어떠한 방식이든 우리 모두가 아프지 않고 조금이라도 덜 불안정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는 좀 더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