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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루츠캔디 Mar 07. 2024

둔한 감각으로부터의 자유

#트라우마,#캐나다,#심리,#해외생활,#캐나다이민

항상 누가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것 같은

또는 주먹으로 푹 쳐도 아무렇지 않을 것같은 둔한 감각안에서 살았다. 무엇을 해도 무감하고 무엇을 먹어도 무슨 냄새를 맡아도 나는 항상 그저 그랬다.  초록의 자연 그리고 흙내음 이외에 어떤 감각에도 나의 센스가 무감각 했었다.

얼마 전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센스있게 대처하는 나를 직면했다. 그래 이거지. 그동안 나는 왜 뚜... 하게, 내 사정모르는 남이 봤다면 왜 저렇게 둔감하지, 답답하지.. 또는 마음이 지나치게 넓은 사람이라 생각할 정도의 감각을 가진 사람으로 살았을까. 아마도 내 마음 상처로 부터 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또 주변 자극을 처리할 여유가 되지 않아 모두 다 반사시켜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상대방은 의미있게 생각하는 지난 날에 대해서도 하나도 의미 부여를 못한 채 그냥 의식하지 않는 수준에서 사람이든 사건이든 느낌이든 생각이든 모든 것을 둥둥 떠 내려가버리게 그렇게 살았었다.


Shell 또는 frozen

껍데기 안에 내 감각을 가둬 버렸던 것 같기도하고 또는 얼어버린 상태로 내 스스로를 지켰던 것 같다.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사람들 또는 못 본채 그냥 뭍어버린 채 아무렇지 않은 척 일상을, 그것도 안 들키려 어차피 무감해진 몸, 주변사람 좋은일이라도 하려 고생이나 직살나게 시켜버리자 불태워버리자 마음으로 아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은 항상 자기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알아차리길 남의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워한다. 내 감정 내 생각은 이미 얼려버렸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그런 무감했음을 스스로 알아차리게 되고 내 감각 내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에 조금 더 가까워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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