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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이 영수보다 중요하다

캐나다 시티수영강습의 함정 (Leisure Centre)

by 후루츠캔디

캐나다에 사는 개인들은 각자 참여자로서 즐기는 스포츠가 약 2개쯤 있다. 사실 아이가 어릴 때 부모들은 캐나다에 존재하는 모든 스포츠에 도전하지만, 결국 모두 솎아질 뿐이니 처음부터 너무 시간과 비용을 너무 많이 들이는 스포츠를 무리해서 시킬 필요가 없다. 어린시절을 캐나다에서 보낸 경험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큰아이 1살 그리고 작은아이는 이 곳에서 낳은 나는, 20대라는 이민 1세대 중에서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캐나다에 온 바, 아이들을 키우며 깨달은 부분이 있는데, 남자아이 여자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아이들에게는 운동이 공부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단순 신체 발달 측면에서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인지발달과 정서발달 측면에서 운동이라는 폭발적인 힘이 없이는 그 목표가 무엇이든 목표에 달성하기 힘들어진다.


그 대표적인 스포츠 중 하나가 수영이다.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수영강좌에는 시티 수영이 있다.

캐나다 어느 주든, 각 도시 혹은 타운에는 수영강습의 기회가 있다. 각 주의 기준을 비교해본 바, 캐나다 어느 주에 살든, 우리 모두는 거의 동일한 캐나다 수영 교육과정을 기준을 따르고 수영을 배울 수 있다. 크게 6세 미만의 토들러 및 프리스쿨 프로그램, 6세에서 12세까지의 어린이 프로그램, 그리고 13세 이후에서 성인까지 해당하는 프로그램 이렇게 세 프로그램이 있는데, 세 개의 프로그램 당 진도 나가는 속도와 분반 갯수가 다를뿐 발차기후에 자유형, 배형, 개구리헤엄, 레벨 별 다이빙, 평형, 접형, 그리고 응급구조사 자격과정까지의 과정이 같다.


시티수영과 비슷하게, YMCA에는 수영강좌가 있다. 거의 비슷한 흐름으로 진도가 진행되며, 양 쪽에서 이수한 레벨 기준에 맞춰 혹은 레벨 테스트 후에 언제든 가입하면 조인 가능하다. 시티수영은 일주일에 한번 코스가 마감되지만, 와이엠씨에이는 2주 즉, 8회당 1코스가 마감된다. 마지막날에는 테스트가 있고, 이 테스트의 기준에 충족해야 다음 레벨로 진입이 가능하다. 동네마다 테스트의 기준이 다른데, 좀 헐겁게 보는 동네보다는 통과하지 못해도 좋으니 정말 능력을 테스트받을 수 있는 곳에서 강습받는 것이 추후 안전하게 물놀이하는 데에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캐나다는 겨울이 길고, 여름이 짧은 특성을 갖고 있는 바, 부담없이 수영강습을 받을 수 있는 시기는 현실적으로 4월에서 10월까지에 해당된다. 중간중간에 다른 운동도 있고, 겨울에는 겨울철 스포츠를 강습받아야하기때문에 생각않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나태하게 굴다가는 강습신청기간을 매번 놓치게 마련이다. 매 학기 강습신청 기간 첫날 아침, 신청 시작! 하기가 무섭게 단 1분안에 신청이 마감될만큼 인기가 많으니, 하이애나들이 도사리고 있을 그 무렵 이전에 계획을 마무리하고, 빛의 속도만큼 빠른 등록을 완료해야한다.

각 코스의 진도는 상당히 빠르다. 하루에 왠만해서는 한 코스에서 익혀야할 7-8가지 동작을 알려주고, 그것을 일주일 그러니까 3-4번간 반복한다. 평가는 대부분 마지막날 혹은 마지막 바로 전날에 이루어지지만, 평가지를 매번 강사가 들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언제 어느때 평가가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고, 내가 알 수 있는 건 다만 마지막날 받는 성적표이다. 다년간의 경험으로 보건데, 이미 강습 첫날 실력 파악이 완료되는 듯하니, 자신을 이겨내는 지독한 연습을 통해 이미 그 레벨에서 요구하는 동작에 한해서 만큼은 마스터 혹은 마스터에 가까운 지경에 오른 채로 강습 첫날을 맞이하는 것이 패스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뭐 하나라도 어줍잖은 모습이 보이면, 결국 fail 하게 되며, 재수강하지 않고서는 다음 레벨로 올라갈 수가 없다. 기준이 상당히 박하고 호락하지 않은 면이 변태스러운 나로서는 상당히 마음에 들기도 하다.


한 강습당 내가 보기로 현재 우리 동네에서는 5-6명정도가 수강한다. 얼핏보면 개인강습에 가깝다지만, 45분간 수영에서 7동작을 5-6명이 배우려면, 사실상 동작당 개인별 1-2회정도만 슬깃 보여주면 하루가 마무리된다. 내 동작이 익숙해지기보다는 남의 동작을 보는데, 혹은 기다리는데 드는 시간이 사람 배수만큼 길다. 개인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각 세션 당 약 5-10분 안팎인데, 7-8동작들을 마스터하기에 터무늬 없는 시간이며, 아이의 유전자 혹은 적성에 기대어 어떻게든 되겠거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 보니, 현실적으로 수영강습을 받기 전, 수영을 할 줄 아는 부모가 아이와 먼저 수영수업에 임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개인 교습말이다. 정확한 호흡법과 자세, 기본기에 익숙해져 물을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로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물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든 후에 지속적으로 한 동작씩 꾸준히 연습을 시키는 것이 좋다. 그럴 여유가 없고, 아이를 위해 줄 수 있는 것이 돈 뿐이라면 수영강사를 섭외해 일정 기간동안 특정 목표를 설정해 달성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좋다.


모든 운동에서 공통된 법칙을 발견했는데,
부모 중 적어도 1인이 이미 능숙한 스포츠만을
아이들도 끝까지 배울 수 있다는 점 말이다.

단순 기능상의 이슈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막연한 기회비용을 넘는데에 따른 엄청난 정신적 육체적 스테미나가 요구됨을 말한다. 부모로서 그리고 성인 개인으로서의 일상의 계획과 바쁨을 막연한 기회비용이 오랜기간동안 참을성있게 버텨내고 이겨내기란 여간 힘든일이 아닐 수 없음을 말하고자 한다.



많은 케이스의 경우, 돈을 쓰던지 몸을 갈아 넣던지 하지 않으면 사회복지시스템에 기댄 시티수영을 통한 수영마스터라는 건 환상에 불과하다.


시티수영의 스케줄 표를 보고 이것만 따라가면 누구나 수영강사나 응급구조사가 될 수 있겠다고 안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비현실적인 그림을 그리고 계시다고 말하고 싶다.


한국은 부모의 재산, 사회 경제적 위치 그리고 친족(4촌이내)간의 사랑으로 나라의 근본적인 허와 실을 메꿀 수 있지 않은가? 캐나다의 허와 실은 돈과 에너지 그리고 시간으로 메꿀 수 있다.


수영은 사실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스포츠이다. 특히 아이가 발달 지연을 겪고 있거나, ADHD를 겪고 있지 않아도, 아이의 두뇌 발달 특성상 손과 발의 협응, 대소 근육의 조작능력을 지상이 아닌, 물 속에서 익힌다는 것은 충격을 최소화하는 반면 에너지 소모가 크고,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이라 남몰래 '영민한 내 아이'에 대한 환상을 가진 부모들에게 수영을 정복해보라고 먼저 추천해주고 싶다. 확실히, 수영을 잘 하면, 공감각이 높아지며, 심폐지구력이 좋아져 두뇌와 신체로의 산소공급이 빨라진다. 밥 먹지 않는 아이가 잘 먹는 아이가 된다. 잠자지 않는 아이가 꿀잠자는 아이가 된다. 지상에서 쌓지 못하는 자신감을 물 속에서나마 쌓을 수도 있게 된다. 비만아가 건아 된다.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게 되어 땅꼬마의 키가 미친 부작용의 성장주사 없이도 커진다. 다리 중심으로 길어진다. 코스가 마무리 될 즈음부터는, 스스로 샤워할 줄 아는 멋진 사람이 된다. 수영후에 샤워가 완료되므로 집에서 추가로 언제 씻을래 씨름을 덜 수 있다. 더운여름, 아이 강습 시간에는 시원한 공간에서 강습감시에 용이하다. 여름철 바캉스에서 물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익사사고 또한 큰 폭 예방가능하게된다.


1년을 시켰든 3년을 시켰든 어땟든 결국 그만두게 될, 이 운동 저 운동 시도하면서 괜한 시간 낭비, 돈낭비, 신세한탄, 부부싸움으로 서로를 비참하게 만들지 말고, 하나를 잡고 열심히 하는 게 아이들에게나 부모에게나 남는 장사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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