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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루츠캔디 Dec 29. 2022

유난히 음악감상을 좋아하던 나

중학교, 고등학교때의 내 모습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아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척 보면 이해가는 내용을 굳이 선생님이 앞에나와서 한단계한단계 설명하는지에 대한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설명하는 내내 30분동안 다른 생각을 하다가 끝나기 30초전에 책의 예시를 한번 훑으면 금방 진도를 따라잡을 수 있다.

평소에도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라는 것을 봤는데 그 전 날에만 훌떡보면 다음날 92점은 받았던것같다.

그당시 가장 친한 친구였던 양인옥은 우리반 일등이었는데, 그 아이는 항상 집에가서 예습 복습을 할 뿐만 아니라 보습학원에도 꾸준히 다니는 모습에 다소 놀란적이 있다.


나는 선생님 말씀도 그다지 귀 기울이지않고, 시험 때만 한번 공부 하는데?


그 아이는 반대로 나의 그 한마디를 믿지 않았고, 너 말이 사실이라면 너는 천재라고 했다.


나는 내가 천재라 생각하지 않는다.

유치원다닐때, 영재검사를 받긴 했었고, 영재로 선발되어 엄마에게 전화건 유치원 원장선생님의 전화속 통화내용을 옅듣긴 했지만, 아직도 나는 그것을 상술 이라 믿는다.

엄마는 항상 말했다. 나와 네 아빠 밑에서 영재가 태어날 수 는 없는 일이라고

반 친구들을 웃겨주고, 내가 봐도 신박하게 성대모사를 잘 했기에 항상 인기가 많은 아이였기에 반장은 도맡았었다. 그게 더 좋았다.


학교 교실에서는 애들이 만들어내는 소리에 압도되어 집중할 수 없었지만,

유일하게 나의 청력을 즐기던 시간은 음악감상 시간과, 영어청취시간, 그리고 성대모사였다.


종례와 조례시간에도 나는 이어폰을 귀에 꼽고 음악을 따라 부르다가 선생님에게 걸려 혼난적도 있었다.

그래도 평소 선생님과의 관계가 좋았고, 기본적인 신뢰관계가 있었기에, 선생님은 그때 흥얼거리던 나를 체벌 하지 않고, 묵묵히 웃고 지켜봐주셨다.

어찌 그리 멋진 선생님이 계실 수 있을 까, 어른이 된 내가 봐도 그 분의 그 당시 처사는 참 지혜로왔고, 존경스럽다. 


내가 선생님들께 신뢰를 받았던 것도, 일종의 후광효과라고 내 친구였던 반 1등 양인옥효과가 컸다.  그 친구에게 감사하다.

양인옥 만큼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지만, 계산적이지 않으니 내숭이 없고, 대인관계가 더욱 좋았던 나는 더욱 빛이 났다. 양인옥은 나의 이런점을 또 조금 부러워했던것같다.

양인옥과 나는 핑클노래 ses노래를 골라들으며 춤도 추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던 경험이 있다.


영어는 한국에서도 물론 이 곳 캐나다에서도 느끼는 내 예민한 귀가 주는 혜택이다.


배우들이나 티비속 배우들의 성대 모사도 나는 참 내 스스로도 깜놀할 만큼잘한다.

남편은 매일, 성우가 당신 적성에 딱이었는데 왜 안했을까? 라고 말한다.

매일 감각을 걸러야한다, 억눌러야 내가 세상과 부디 조화 로울 수 있다는 생각을 나름의 생존전략으로 지켜가고 있으니 그것을 장점으로 승화할 생각은 나에게 있어서 터무니없는 분류였던 것이다.


내 귀가 예민하다면,

이제 나를 위해 좋은 소리만을 들려줄 것이다.

소리지르는 사람과는 최대한 헤어지며, 내가 주로 압도되는 비난이나 질타, 잔소리와도 영원히 빠빠이 할 것이다.

나의 감각이 예민하다면, 내 감각을 품어줄 수 있는, 안전하고 청량한 곳에 나 자신을 놓이고 그곳에서 호흡하며 순환하며 살 것이다.

일을 해야한다면, 우호적인 분위기속에서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직종을 택할 것이다.

아픈사람이나, 우는 소리, 짜증내는 소리가 일상인 곳에서 버티며 나를 학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행복할지 그것을 최대한 많이 발견하기 위해 이 글들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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