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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루츠캔디 Dec 31. 2022

건포마사지

부들부들 피부 마사지로 외로움을 닦다

오늘은 주말이다.

그 말은 우리 엄마가 수건으로 나의 팔다리를 구석구석 마사지 해주는 시간이 돌아왔다는 뜻이다.

목욕하고 나서 발가벗은 몸에 속옷을 입힌 후,  특별한 로션이나 오일없이 보송하고 살짝 빳빳하게 마른 깨끗한 수건으로 내 피부에 촉감을 전달해주는 시간이다.

처음에는 간지러워서 마구 발버둥 치기도 했지만, 한 두 번 경험한 후로는 이 느낌이 적응이 되어 나는 엄마의 마사지 시간을 좋아했다.


내 나이 5-6살 무렵,


나는 이 건포마사지 순간이 물속에서의 목욕시간보다 더 개운했고, 상쾌했고, 유쾌했다.

솔직히 말하면, 엄마의 "건포마사지하자" 라는 말이 반가웠다.

일주일동안 가정에서 일감받아 일하시면서, 눈길한번 마주칠 시간 한번 없던 엄마가 내 마음에 만든 외로움이, 마른 수건과 내 피부의 마찰이 만들어낸 간지러운 상쾌함, 그 느낌이 만들어낸 내 웃음소리와 함께 눈 녹듯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나의 발마사지를 받고 있는 내 작은 아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달덩이같은 내 아들 얼굴에 뭍은 웃음은 내가 느꼈던 그 상쾌함과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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