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The Essay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ong Sukwoo Apr 04. 2016

벚꽃, 일요일

2016년 4월 3일

어제는 늦게 하루를 시작했지만, 그렇게 나쁜 날은 아니었음에도 막판 벌어진 '사건' 때문에 오늘까지 망가진 기분이다. 그야말로 느닷없이 벚꽃이 피었으나 구경할 기분조차 들지 않는다. 내일부터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일 텐데.

내일부터 <어반라이크 Urbänlike>에 새로운 에디터가 들어온다. 기성 매체를 경험하고 나와 나이 차가 별로 나지 않는 디렉터 급을 구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란 걸 깨달은 후, 오히려 새로 바뀌는 매체 환경을 떠올리며 발상을 바꾸니 '근처'에 적합한 사람이 있었다. '일'로서 호흡 맞추는 게 처음이라 서로 걱정되겠지만, 말하자면 지난 석 달 반의 몸풀기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일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 단독으로 화보를 진행할 만한 경력 패션 에디터 자리가 비어 있어서 몇 달째 프리랜서 에디터와 했던 작업들을 좀 더 내부로 끌어들이고, 독자적인 모바일 콘텐츠를 궁리하여 색을 뚜렷하게 만들어가고 싶다. 멋지면서도 친근하여 매일 보게 되는 그런 것을 말이다. 이를 위한 대화와 궁리, 바빠도 의식적으로 찾아야 할 여유가 퍽 중요할 것이다.

술 마시는 빈도가 크게 줄었다. 마시지 않는 나날이 어색하진 않다. 오늘은 비도 왔고, 벚꽃도 피자마자 좀 떨어졌을 테니 어쩐지 한잔하고 싶은 주말이다. 좋은 리더, 애착, 관계. 요즘 이런 단어가 머리를 맴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감 후 효자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