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3일
어제는 늦게 하루를 시작했지만, 그렇게 나쁜 날은 아니었음에도 막판 벌어진 '사건' 때문에 오늘까지 망가진 기분이다. 그야말로 느닷없이 벚꽃이 피었으나 구경할 기분조차 들지 않는다. 내일부터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일 텐데.
내일부터 <어반라이크 Urbänlike>에 새로운 에디터가 들어온다. 기성 매체를 경험하고 나와 나이 차가 별로 나지 않는 디렉터 급을 구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란 걸 깨달은 후, 오히려 새로 바뀌는 매체 환경을 떠올리며 발상을 바꾸니 '근처'에 적합한 사람이 있었다. '일'로서 호흡 맞추는 게 처음이라 서로 걱정되겠지만, 말하자면 지난 석 달 반의 몸풀기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일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 단독으로 화보를 진행할 만한 경력 패션 에디터 자리가 비어 있어서 몇 달째 프리랜서 에디터와 했던 작업들을 좀 더 내부로 끌어들이고, 독자적인 모바일 콘텐츠를 궁리하여 색을 뚜렷하게 만들어가고 싶다. 멋지면서도 친근하여 매일 보게 되는 그런 것을 말이다. 이를 위한 대화와 궁리, 바빠도 의식적으로 찾아야 할 여유가 퍽 중요할 것이다.
술 마시는 빈도가 크게 줄었다. 마시지 않는 나날이 어색하진 않다. 오늘은 비도 왔고, 벚꽃도 피자마자 좀 떨어졌을 테니 어쩐지 한잔하고 싶은 주말이다. 좋은 리더, 애착, 관계. 요즘 이런 단어가 머리를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