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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니 리 Oct 10. 2024

끝없는 후회


music / medicine
           by Daughter




매 하루 후회 없이 평탄하게 보내는 순간은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아침에 눈을 뜨고, 잠들기 직전까지도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되새기는 후회의 말들.


'아, 그렇게 하지 말 걸'

'아, 난 왜 이럴까?'

'아, 왜 그랬을까? 바보 같아.'


때로는 사소한 것 마저 좋게 넘어가지 못하고는 끝없는 자책으로 끝없는 후회를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아, 그거 먹지 말걸.'

'아, 이거 입지 말걸.'

'아, 이거 사지 말걸.'


때로는 내가 살아 숨 쉬는 것마저도 후회가 되던 순간이 있었다. 누군가가 아침을 맞이하기 싫다는 글을 읽었던 적이 있다. '내게도 그런 순간이 올까?' 하고는 무심코 지났던 글이 내 삶이 되어버렸을 때 그 마저도 후회했다. 아침을 맞이하기 싫은데 침대에서 눈을 뜬 나는 몸부림을 쳤다. 이불에 얼굴을 박고 소리를 마구마구 지르고, 옆으로 누워 눈물 흘리고, 입을 틀어막고 숨을 안 쉬는 시늉도 해봤다.


다 소용없었다. 하루는 시작되었고, 후회로 가득 찬 내 머릿속은 다시 열심히 쳇바퀴를 굴리고 있었다.


'절대 벗어날 수 없는 독한 굴레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내 삶이리라.' 하며 넘길 수 없었다.

그것마저도 후회했으니까.


이제는 생각을 하는 것조차 후회가 되어버린 이 숨 막힌 시간들이 계속 지속될 것을 생각하면 또 다시금 후회한다.


후회, 후회, 후회.


후회를 넘어서면 죄책감이 밀려온다. 내가 했던 행동과 말들이 후회로 끝나지 않고 모든 후회가 잘못으로 다가오기만 한다. 내가 부족해서 잘못 내린 결정들.

그 결정으로 받은 후회 가득한 마음.


그래도 그 굴레에서 벗어 나오려 난 이렇게 생각한다.


'그때의 나에게는 이 결정이 최선이었고, 난 또 다른 결정을 내리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게 최선의 결정일 것이다.'


'삶이 흐르고, 결정하는 순간이 다가오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 순간을 받아들이고 과거에 얽매이는 나 자신으로부터 미래에 기대하는 나 자신으로서의 행복함을 느껴보자.'


'내가 현재에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하며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해야 된다는 것.'


이런 말들을 계속해서 되뇌다 보면 그나마 괜찮다고 나 자신을 다독일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 오늘 하루 또는 과거의 나로 인해 무언가에 대한 후회를 하고 있다면 괜찮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정말 괜찮다.


언제나 만족할 만한 결정만을 내릴 수 없고,

언제나 좋은 마음만을 가질 수는 없다.


그것이 인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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