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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국 Jan 05. 2023

1.5. 오늘자 칼럼

밑줄긋는시간

신년의 경고와 희망의 허물이 벗겨지고... 유머러스하고 좋은 글들이 많아지는 목요일. 

매일 100여개의 칼럼을 읽고 그중에 맘에 드는 것을 골라낸다. 

오늘부터는 BEST 랭킹을 꼽고 그 이유를 적어보기로 한다. 순위 선정은 순전히. 내 맴. 


1위) [양상훈 칼럼] 바이락타르, 한 엔지니어가 바꾸는 국운

바이락타르보다 뛰어난 엔지니어는 많다. 그가 남들과 다른 것은 바뀌는 세상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비전과 그 비전을 실천할 열정과 창의성이다. 바이락타르 무인기의 핵심 부품 상당수는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엔진, 정찰 카메라, 통신 장치 등은 외국제다. 하지만 이런 부품들을 절묘하게 조합해 값싸고 실용적인 무인기를 만들어냈다. 아무도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 무인기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 탱크, 포, 장갑차, 레이더들을 족집게처럼 파괴했다. 심지어 러시아군 헬리콥터까지 격추했다.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인 모스크바함 격침 작전에서도 공을 세웠다. 우크라이나 가수는 ‘바이락타르’라는 노래를 작곡했고, 많은 국민이 애완견 이름을 바이락타르라고 지었다. 유럽인들은 모금 운동을 벌여 바이락타르 무인기를 우크라이나에 기증했다. 아제르바이잔, 우크라이나는 바이락타르에게 국가 훈장을 수여했다. 훈장 아니라 더한 것도 주고 싶을 것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738617?sid=110

- 바이락타르 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그를 통해 주장하는 바도 명확하고 선명한 글이었다. 술술 읽히면서 설득력도 갖춘 글을 지향하고 싶다. 



2위) [남정욱의 종횡무진 경제사] 런던 일용직보다 못 번 파리 기능공…굶주림이 프랑스혁명을 불렀다

많은 역사책이 인민의 생활고를 이렇게 묘사한다. ‘농민들은 가난했다’. 뭐라는 거니. 유사 이래 농민이 안 가난했던 적이 얼마나 있었다고. 농업은 자연재해에 대처할 그 어떤 방법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 덕분에 농민들은 항상 가난했다. ‘노동자들은 빈곤에 시달렸다’는 문장도 마찬가지다. 예나 지금이나 노동자들은 생활고에 시달려야 정상이다. 중요한 건 빈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다.

(중략)

파리 노동자는 위장의 4분의 1이 항상 비어 있었다. 이 지표는 왜 프랑스혁명의 원인에 반영이 안 될까. 그것은 역사가들의 로망 때문이다. 역사가들은 과거의 일을 멋지게 포장하고 싶어 한다. 가령 고대 로마는 476년 멸망했다고 그들은 적는다. 멸망은 도시가 불타고 배수로에 주민들의 피가 흐를 때 쓰는 표현이다. 그러나 476년 로마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아이들은 언제나처럼 골목에서 뛰놀았고 엄마들은 집에서 빵을 구웠다. 다만 그해 로마 황제가 사라지고 이민족 이탈리아 왕이 생겼을 뿐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4796019?sid=110

- 약간 거칠고 불순해 보이지만 사실은 너무나 친절한 글. 반전반전이 가득해 맛깔난 글이다. 이런 글은 절대 못쓸거 같다. 전개가 너무 좋고 한문단 한문단 곱씹어볼만큼 훌륭했지만 결론적으로 무엇을 얘기하고픈지는 조금 물음표여서 2위로... 


3위) [김범준의 옆집물리학] 삶의 상수, 각자 다를 수 있지만 보편성은 있죠

박경미의 <수학 비타민>에 초코파이에 들어있는 초코의 함량을 구하는 재밌는 계산이 나온다. 초코의 함량비를 ‘초코/초코파이’의 분수로 적고 ‘초코’를 약분하면 1/파이가 된다. 원주율 파이의 값 3.141592...를 넣어 계산하면, 초코파이 안 초코의 함량비율이 약 32%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같은 계산을 확장해 애플파이에 들어있는 애플의 함량을 구하면 이것도 32%다. 전 세계 어디서나 A파이에 들어있는 A의 함량이 약 32%로 같은 이유는 지구 어디서나 파이(π)의 값이 똑같기 때문이다. 외계인도 파이를 먹는다면 외계인의 X파이에 들어있는 X의 함량도 32%다. 우주 어디서나 π 값이 같기 때문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197231?sid=110

- 나는 아무래도 물리학자나 수학자의 글에 대한 맹목적인 추앙심과 호감이 있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수학 법칙, 과학 논리를 적용한 뒤 인문학적인 결론으로 끌어나가는 글이 너무 입체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내가 가지지 못한 부분이라 그런듯.



4. [정유진의 사이시옷] 대통령이 외롭기를 바란다

이 장면을 떠올리면서, 조금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윤석열 대통령도 지금 몹시 외로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통령의 외로움이란 결국 자신이 지닌 힘의 ‘끔찍한 책임’을 매 순간 각성하고, 그 힘으로도 누군가를 지켜주지 못할까봐 매 순간 두려워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윤 대통령이 안전 정책을 결정할 때 평생 자식 잃은 슬픔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얼굴 하나하나를 떠올리기 바라며, 주거 정책을 결정할 때는 지난해 여름 집안에서 익사한 서울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의 얼굴을 떠올리기 바란다. 장애인 정책을 결정할 때는 발달장애가 있는 6세 아들을 안고 아파트에서 몸을 던진 40대 어머니를 떠올리기 바라며, 산업안전 정책을 결정할 때는 안전기준에 미달한 소스배합기에 몸이 끼여 사망한 SPC의 20대 직원을 떠올리기 바란다. 그리고 화물 운임 정책을 결정할 때는 하루 16시간을 도로 위에서 보내야 하는 화물 기사와, 무사귀환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매일같이 기도하는 그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리기 바란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197233?sid=110

- 오늘로 4일째 오피니언을 훑어보는데. 경향의 필진이 굉장히 탄탄함을 느낀다. 정치적인 글도, 그렇지 않은 글도 모두 아름답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언론은 꼭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5위). [김영민의 생각의 공화국] 새해 아침 큰 만두를 먹는다, 잠시나마 위대해진다

전보다 더 많은 편의를 누리게 되었지만, 사람들은 전보다 더 작아졌다. 영웅은 역경과 더불어 탄생하는 법, 전보다 안락해진 생활 속에 위대함이 깃들 처소는 없다. 전보다 더 많은 상품을 소비하게 되었지만, 사람들은 전보다 더 왜소해졌다. 영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할 때 탄생하는 법, 창조 아닌 소비 속에 위대함이 깃들 처소는 없다. 전보다 더 오래 살게 되었지만, 사람들이 전보다 더 위대해졌다는 징후는 없다. 대의를 위해 죽음에 직면하는 순간 영웅이 탄생하는 법, 가늘고 긴 인생에 위대함이 깃들 순간은 없다.


이렇게 사람들은 작아져 간다. 연말이 되면 더 작아져 간다. 언제나 그런 것처럼 시간은 예상보다 빨리 흘렀고, 이룬 것은 많지 않다. 초조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한파에 그을린 얼굴을 거울에 비추어본다. 아아, 마침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노화가 왔구나!


현대 사회에서 제국을 꿈꾸는 정치가는 미친놈일 것이다. 작품을 무조건 크게 만들어서 관심을 끌려는 예술가는 삼류일 것이다. 쿠데타를 꿈꾸며 단두대를 만드는 이는 망상가일 것이다. 세계를 누비면서 위대한 탐험가가 되기에는 해외여행조차 너무 흔해졌다. 옛날보다 편해졌으나, 모두가 일제히 작아진 이 세계에서 인간은 어떻게 위대해질 수 있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251233?sid=110

- 교수님의 글. 카트만두 부분에서 웃음이. 유머러스하고. 구석구석 참 잘 쓴 글이다. 


------------이 아래로는. 업무에 활용하면 좋을것 같은 부분이 있어서 발췌/스크랩만 해두는 글 ------------


[시니어트렌드]꼰대의 말과 다정한 말

최근에도 ‘꼰대어 월드컵’이라는 콘텐츠에서 단 하나의 정답만을 주장하는 ‘답정너’와 권위적인 ‘상명하복형’, 내가 해봐서 아는데 ‘전지전능형’이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젊은 세대가 중장년 세대와 대화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최지혜의 트렌드 인사이트] 트렌드가 버거운 당신에게

트렌드의 종류를 간단하게만 살펴보면, 6개월 혹은 1년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지만 선풍적인 인기를 끈 다음에 급속하게 사라지는 것을 패드(fad)라고 부른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특정 색상이나 스타일이 유행이라고 할 때, ‘유행’이라는 용어에 내포돼 있는 의미는 사실 패드에 가깝다. 패드와 지속 기간은 비슷하지만 소수 집단에서 확산되는 트렌드는 ‘마이크로 트렌드(micro trend)’라고 한다. 더 나아가 5~10년에 걸쳐 보다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트렌드’라고 한다. 트렌드는 시장이 변화하는 방향을 가리키며, 그 변화의 이면에 사람들의 심리적 동기가 작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트렌드보다 지속 기간이 훨씬 긴, 적어도 20~30년 이상의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사회·문화적 변화는 ‘메가 트렌드(mega trend)’라고 하며, 그 외에 자연 생태계처럼 아주 긴 기간을 두고 변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트렌드를 ‘메타 트렌드(meta trend)’라고 칭한다.


[만물상] 비혼 선언

▶변화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말 통계청 발표에서 19~34세 청년 중 연애 경험 있다는 응답은 65%였는데, 이 중 70%가 자발적으로 ‘솔로’를 택했다고 했다. 청춘남녀의 이성교제 비율은 1991년 53%에서 2021년 29%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결혼 건수는 지난 10년간 41%가 줄어 거의 반 토막 났다. 그사이 ‘노총각’ ‘노처녀’라는 말은 거의 사라진 사어(死語)가 됐다.


*인니 관련 기고가 있을 때 참고하려고 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716693?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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