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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생 Sep 07. 2024

2024 서울국제작가축제 프로그램 소개

작가, 마주 보다 | 작가들의 수다 | 독자 참여형 융복합프로그램

 드디어 2024 서울국제작가축제가 개막했습니다. 축제의 주제와 방향성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 소개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작가와 만나는 프로그램들을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 마주 보다

반복, 기록, 각인: 해당 프로그램은 쥴퓌 리바넬리 작가님의 건강상의 사유로 취소되었습니다.

죽도록 사랑해: 9월 7일 토요일 16:00 ~ 18:00 우사미 린, 이희주, 사회자 오은교

뼈와 살의 포옹: 9월 9일 월요일 16:00 ~ 18:00 이르사 데일리워드, 황인찬, 사회자 김상혁

보이지 않는 끈: 9월 10일 화요일 16:00 ~ 18:00 미셸 자우너, 백수린, 사회자 소유정

별개의 질서: 9월 11일 수요일 13:00 ~ 15:00 엘레나 메델, 최은미, 사회자 인아영

 <작가, 마주 보다>에서는 '만남'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존재와 존재가 만나는 순간에 어떤 이 생겨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것은 그들을 연결하는 선일 수도, 그들을 서로에게서 등 돌리게 하는 선일 수도, 그들을 억지로 떼어 놓는 선일 수도 있죠. 그럼에도 이란, 넘을 수 있으며, 지울 수 있고, 다시 그을 수 있는 것입니다. 나와 당신의 사이에 있는 것은 벽이 아니라 선이라는 것, 용기를 낸다면 언제든 서로를 마주하고 포옹할 수 있다는 것. 다른 존재와의 만남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그것 하나뿐입니다.





 만남의 본질은 무엇인가, 하면 결국 사랑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또, 사랑이란 그저 하나의 감정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커다랗고 혼란스러우며 변덕스럽습니다. 사랑만큼 정의 내리기 어려운 게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그걸 정의 내릴 수 있다면 사랑이 아니지, 하고 수긍하게 만드는 사랑.







 언젠가는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어쩌면 이 세상의 모든 단어들은 사랑이라는 한 단어를 감싸고 있는 포장지에 불과하다고. 그 본질을 깨닫는 사람이 몇 없어서(나 자신조차도) 세상이 이다지도 불행한 거라고.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는다면, 전자는 그렇고, 후자는 그렇지 않다고 답하고 싶네요. 제 생각보다 사랑을 좇는 사람들 많았고, 그들은 세상 구석구석에 행복을 찾아가고 있었어요. 하지만, 세상에는 점점 더 많은, 휘황찬란한 포장지들이 생산되고 있고, 본질은 점점 더 희미해지고, 이런 때에 사랑을 좇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요?




 사랑을 향해 가는 여러분에게, 2024 서울국제작가축제의 <작가, 마주 보다>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사랑이,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든, 모든 것들의 원초이며 완결이라는 것을 계속해서 믿을 수 있기를.



작가들의 수다


농담의 온도: 9월 7일 토요일 19:30 ~ 21:30 김기태, 정영수, 프레드릭 배크만, 사회자 남승원

고요와 술렁거림: 9월 8일 일요일 16:00 ~ 18:00 김근, 숀, 황유원, 사회자 남승원

어두운 밤들의 세계: 9월 8일 일요일 19:30 ~ 21:30 손보미, 이장욱, 천쓰홍, 사회자 한소범

사랑의 다른 얼굴: 9월 10일 화요일 13:00 ~ 15:00 김이설, 이미상, 필라르 킨타나, 사회자 오은교




 <작가들의 수다>에서는 문학이라는 하나의 언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교감하고, 살아온 삶이 달라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신비를 품고 있는, 문학.








 어쩌다 문학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면, 저는 늘 하는 게 어려웠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 이유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멀었기 때문이고요. 말을 할수록 부자연스러움을 느꼈고, 숨고 싶은 순간들이 많았어요. 어떤 말은 제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고, 또 어떤 말은 너무 쉽게 사라져서 곁을 떠나기도 했어요.








 말 대신 읽기와 쓰기를 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습니다. 제 안에 있는 소리를 듣고 싶었어요. 하고 싶지 않은 말과 할 수 없는 말, 뱉지 않고 눌러 담아 써 내려가면서 조금은 스스로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제게 읽고 쓰는 일은 고요하지만 술렁거리는, 어차피 버릴 글이기에 온갖 욕을 적어도 농담이 되는, 어두운 밤의 세계였습니다. 그때는 행복할 때도 글을 적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랐었어요. 그리고 지금, 그거 하나는 해낸 것 같아 다행입니다.





 여러분에게 읽고 쓰는 일은 어떤 의미인지, 혹은 어떤 의미가 되길 바라는지 2024 서울국제작가축제의 <작가들의 수다>에서 이야기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독자 참여형 융복합 프로그램

낭독극장: 9월 8일 일요일 13:00 ~ 15:00 손보미, 김성현

시와 노래: 9월 9일 월요일 13:00 ~ 15:00 황유원, 이랑

 손보미 작가님의 작품은 장편 소설 '디어 랄프로렌', 단편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을 읽어본 적이 있어요. '디어 랄프 로렌'은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정말 별것 아닌 것, 너무 사소해서 기억 속에서 지워버린 어떤 것, 그러나 불현듯 떠올라 무미건조한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린디합' 중에 '폭우'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아있어요. 플롯이 기가 막히게 짜여 있는 작품입니다. 손보미 작가님 문체는 담백한 편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그걸 낭독으로 들으면 굉장히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황유원 시인님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데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면서도 그 시선은 지극히 시니컬한 느낌. 몇몇 구절은 '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냐' 감탄하고, 또 몇몇 구절은 '와 이게 시가 되네' 놀라게 하는 시인입니다. 그 시들이 노래가 된다니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2024 서울국제작가축제는 9월 6일부터 9월 11일까지  JCC 아트센터에서 열립니다. 문학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뜻깊은 시간이 될 거예요.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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