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6개월만 신청하면 안되냐고 했더니 그러면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대신 와서 일하는게 아니라서 팀원들에게 피해가 간다고 1년을 써야 한단다. 이런 시스템이라면 누가 육아휴직을 편하게 쓸 수 있을까? 이런 부분은 정말 개선이 필요하다. 어쨌든 1년을 쓰게 되었다.
1년을 남편이 쉬면서 아이를 본다니...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한 일을 우리는 저질렀다. 1년동안 우리는 잘 지낼 수 있을까?
남편이 육아 휴직을 신청하고 내가 복직을 결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우리의 내년 육아 계획을 알리게 되자
"그래 요즘 젊은 엄마들은 직장 생활하던데 있어서 자기 커리어를 지킬려고 하더라."
"내가 아이를 봐줄 형편이 안되니 미안하네."
"요즘은 남자들도 육아휴직을 많이 하긴 하더라구요."
(남편에게)"쭉 직장 생활하다가 육아휴직하니깐 많이 설레겠어요."
"육아 휴직하면 월급은 어떻게 되니? 수당은 얼마나 나오니?"
처음에 나는 육아휴직을 남편이 하고 내가 복직을 결정했을 때 걱정이 많이 앞섰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어떨지 염려되었다. 하지만 내가 우려했던 거에 비해 반응이 많이 호의적이었다. 남자가 애를 어떻게 보니, 여자가 더 육아를 잘하지, 남자가 집에서 육아를 하다니... 같은 말은 거의 없었다.
우리 앞에서 그런 말을 안한거 일수도 있지만, 요즘의 사회 인식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우리의 내년 육아 계획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했다. 어르신 특히 시댁 반응이 걱정되었는데 많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스러웠다. 물론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우리의 계획이 달라지지 않을거지만...
주변에 의견을 묻고 결정을 한게 아니라 우리가 육아 계획을 정하고 알렸기에 무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육아는 우리 가정의 문제이고 우리는 우리 손으로 아이를 키워보고자 하는 마음이 컸기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남편이 이제 4일만 회사를 나가고 나면 육아 휴직이 시작된다. 남편의 휴직이 시작되면 내가 복직하기까지 아직 시간이 있기에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육아 노하우를 전수해야 한다. 아직까지 많이 서툴고 모르는게 많은 남편이자 아빠이다. 남편에게 내년이 어떤 해가 될지 궁금하다. 그리고 나는 내년이 설렌다. 기대된다. 남들과 조금 다르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우리는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