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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 May 31. 2021

오늘 아이와 함께 동물원에 갔습니다.

동물은 누굴 위해 존재하나요?

오늘은 일요일, 6시쯤 일어난 아이,


도저히 눈이 떠지지 않아서 나 대신에 남편이 아침에 육아를 하였다. 어느 정도 자고 일어났더니 남편 얼굴에 피곤이 가득하다.


선물이다. 오늘 내가 아이랑 나갈 테니, 집에서 자유 시간 가져!


아이와 어디를 갈까 하다가 실내 동물원이 있다고 하여 가 보았다. 평소에 동물원을 싫어하지만 지인과 함께 가는 거라

같이 가기로 했다.



체온 측정을 하고 연락처를 적고 손 소독을 한 후에 입장!


생각보다 좁은 장소에 당황, 엥 동물원이라더니...


그런데 참 좁은 공간 속을 쪼개고 쪼개어 많은 동물들이 있었다. 거북, 토끼, 기니피그, 뱀, 앵무새, 미니어처 홀스 등등


우리에 갇힌 거북이 계속 유리벽을 박고 있었다. '쿵쿵'  신경이 쓰였다. 하.. 얼마나 답답할까?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이 즐겁게 동물들에게 당근 스틱을 주고 있었다. 조그마한 구멍에 당근을 쏙 넣으니 동물들이 받아먹었다.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그곳에 있는 동물들이 안쓰러웠다.


그리고 이 좁은 동물원을 사람들이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했는데, 동물들을 바로 코앞에서 보며 만질 수 있는 체험 시간이 있었다.


뱀을 시작으로 북극여우, 거북, 강아지, 애견 닭까지 종류도 다양한 많은 동물들이 차례로 등장하였다. 아니, 야생동물 아니던가... 저렇게 아이들이 천진하게 웃으며 만져도 괜찮을까 염려스러웠다. 하지만 아이와 부모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던 거 같았다. 아이들은 신기하게 그 동물들을 만졌고 부모들은 인증샷을 남기기에 바빴다.

여기 보고 브이 해봐. 하나 둘 셋 찰칵


아니,,, 저 동물들은 사람들이 만지는데도 약 먹은 병아리처럼 왜 저렇게 가만히 있지? 싶었다. 모두들 동물 특유의 동물성을 잃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저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거 같았다. 나를 쓰다듬어요. 하고 자포자기한 듯 힘없이 그렇게 있는 거 같았다.



새에게 모이주기, 여러 파충류 직접 만져보기 등.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다채로웠다. 신기하고 놀라웠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이 불쌍했다. 나도 돈을 지불하였으니 그들의 불행에 한 표를 던진 거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다시는 오지 말자. 싶었다. 동물이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닐 것이다.



북극여우는 북극에 있어야 하고 거북은 바다에 있어야 하고 말은 초원에 있어야 할 것이다.

 

출처 드라마 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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