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uriana Jun 14. 2021

영혼을 채우다

하루를 살아내는 일이

버거운 나날들은 참으로 허기지네


주린 배를 채우려

꾸역꾸역 밥을 욱여넣을수록

허기짐은 채워지지 않고

헛배만 부르네


그날 저녁에도

살기 위해 밥상에 앉아

의미 없이 TV만 틀어놓았다


우연히 본 가난의 냄새


치료도 받지 못한 몸으로

당장의 끼니를 걱정하는

애처로운 눈빛, 어린 소녀의 눈물


고귀한 생명이 흘리는 눈물은

내 마음에도 떨어져

나를 오래도록 붙들었네


쌀 한 톨로 시작하는

작은 다짐


나는 그 어린 소녀를 위해

따뜻한 밥을 짓기로 했다


아픈 눈물을 박박 씻어

쌀을 불리고 뜸을 들이면

고슬고슬 잘 지어진 밥


그 밥을 한 술 뜨는

소녀의 예쁜 미소가

오래도록 채우지 못한

내 영혼의 허기를 채워주네

작가의 이전글 순환 버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