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살아내는 일이
버거운 나날들은 참으로 허기지네
주린 배를 채우려
꾸역꾸역 밥을 욱여넣을수록
허기짐은 채워지지 않고
헛배만 부르네
그날 저녁에도
살기 위해 밥상에 앉아
의미 없이 TV만 틀어놓았다
우연히 본 가난의 냄새
치료도 받지 못한 몸으로
당장의 끼니를 걱정하는
애처로운 눈빛, 어린 소녀의 눈물
고귀한 생명이 흘리는 눈물은
내 마음에도 떨어져
나를 오래도록 붙들었네
쌀 한 톨로 시작하는
작은 다짐
나는 그 어린 소녀를 위해
따뜻한 밥을 짓기로 했다
아픈 눈물을 박박 씻어
쌀을 불리고 뜸을 들이면
고슬고슬 잘 지어진 밥
그 밥을 한 술 뜨는
소녀의 예쁜 미소가
오래도록 채우지 못한
내 영혼의 허기를 채워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