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모 편히 쉬세요
추석 연휴, 어제와 다르지 않은 아침을 맞이했다. 아빠는 집 근처 공원에 일찍 아침 운동을 나가셨고 엄마는 조금 늦잠을 자고 일어난 나의 식사를 챙겨주고 계셨다. 잡채에 넣은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집안에 진동을 했다. 잡채 귀신인 나는 조용히 식탁에 앉아 엄마의 잡채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순간 엄마의 핸드폰이 울렸다. 부산에 살고 있는 이종 사촌 동생이 엄마에게 안부 전화를 한 것이다. 그런데 밝던 엄마의 목소리가 갑자기 흔들리고 표정이 어두워지셨다. 막내 이모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것도 두 달 전에..
엄마와 막내 이모는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셨다. 나 조차도 마지막으로 막내 이모를 뵌 게 10년도 더 지난 일인 것 같다. 어떤 이유로 왜 틀어지셨는지 어른들의 일이라 자세히 듣지는 못했다.
다만 작년에 엄마가 이모에게 먼저 연락했을 때 '언니 다시 연락하지 마, 앞으로 전화 와도 받지 않을 거야'라고 못 박으셨다고 한다. 그리고 상처 받은 엄마도 다시 연락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막내 이모가 엄마와 완전히 정을 떼려고 그렇게 말한 게 아닐까 하고 추측하실 뿐..
어떤 이유에서든 혈육의 죽음은 당연히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용서 못 할 사람이라 할지라도.. 죽음을 앞둔 순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묵은 감정도 다 털고 가지 않던가.. 그러나 이모는 완고하셨고,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돌아가신 막내 이모 딸과 인스타그램을 하던 부산 사는 이종 사촌 동생이 이모의 영정사진을 우연히 보지 않았더라면.. 오늘조차도 우리 가족은 이모의 죽음을 애도하지 못하고 보통날의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지냈을 거다.
엄마는 어렵게 이모 가족의 연락처를 알아내셨고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카톡은 확인만 하고 차단당했고 인스타그램은 다시 비공개 계정이 되어 볼 수가 없다. 죽음에 대한 어떤 대답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생각한다. 무엇이 그토록 죽음도 알리지 않을 만큼 이모의 마음을 닫게 했을까.. 그런 마음을 입장 바꿔 이해해보려 하지만 아직은 어른이 아닌지 이해되지 않는다. 어디에 이모를 모셨는지만 알려줘도 정말 좋으련만.. 가슴이 아프다.
지금 담담하게 눈물 한번 보이지 않는 엄마가 너무 걱정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