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불이 켜졌습니다

코로나

by yuriana

횡단보도를 앞에 두고
흑과 백으로 가려진 얼굴 속에
당신과 내가 서 있다

우리가 마주 보고 있는 거리만큼
모든 일상을 멈추고 기다리면
이 거리가 좁혀질 거라 생각했는데

우리를 가로막은 빨간 신호등은
시린 칼바람이 다가오도록
묵묵부답 바뀔 생각이 없다


마음 급한 누군가는

위험한 도로로 겁 없이 뛰어들어

목숨과 맞바꾼 무단횡단을 하려 한다


죽음의 그림자가

두 눈을 부릅뜨고 당신을 삼키려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도..


당신과 나는

오늘도 내일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며

이 매서운 고통을 견디어낸다


'녹색 불이 켜졌습니다'라고

안심하고 건너라는

신호를 받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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