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길을 거닐어본다
가만히 가만히 걷다가
저 끝 잠자고 있던
기억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곳에 두고 온 마음들이
선명하게 살아나 살며시 눈을 뜬다
그곳에 잠잠했던 호수가
다시 떠오르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하면서
알 수 없는 생각들로 출렁인다
들여다보는 내내 바란다
제발 넘쳐흐르지 않기를..
더 이상 출렁이다 내가 사로잡히지 않기를..
이젠 이 곳을 남겨두고
뒤돌아서야 하는데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뒤돌아 걸어온 나의 발자국들이
내가 다시 돌아가야 할 길
아직 저 길을 따라 나갈 자신이 없는데..
마음속 길에 머물면 머물수록
지금의 나를 잃어갈 텐데도
그 자리 그대로 멈춰서 있다
언젠가 스스로 문을 열고 나가
더 이상 과거의 시간을 들여다보지 않기를
지금을 살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