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나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다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삶의 울렁거림은
여태껏 살아온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소멸시킨다
도마뱀처럼
자신의 꼬리를 잘라내고
있는 힘껏 반대쪽으로 도망치면
처음처럼,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새로운 내가 되어
살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듯
잘린 부분이 아물기는커녕
욱신거리고 쓰라려 견딜 수가 없다
긴 꼬리는 보이지 않는 끈처럼
지금까지 이어져서
나를 옭아매고 있다
분명 새살이 돋아나
새로운 꼬리가 생겼음에도
다시 시작되는 이 생각들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거 같은
이 두려움은
매일 죽지도 않고 되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