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투

by yuriana

오늘도 링 위에 오른다
그동안 맷집으로 단련된 세월
주먹의 매운맛을 알기에
여전히 두려움이 감돈다

거친 링 위에서 요령은 필요 없다


상대에게 덜 맞기 위해
최선을 다해 가드를 올리고
온 힘을 다해 주먹을 뻗는다

퍽! 퍽!
강펀치가 날아오고
주먹이 가슴을 파고든다

고장 난 시계처럼
멈춰버린 시간이 길게 느껴져도
눈을 피해서는 안된다

급이 다른 상대는
내가 눈을 감는 순간
내 약점을 찾아 파고들 테니까

이 링에서 내려오고자
간절한 눈빛을 보내보지만

내가 곤죽이 되어도
코치는 단호하게
흰 수건을 던지지 않는다

냉혹한 세계에서

무조건 버텨야 한다


오늘을 버텨야 내일이 오기에
살아야 하기에!

링 위에 종이 울릴 때까지
젖 먹던 힘을 다해 버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마음이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