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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라 Jan 17. 2022

대만생활_벼룩물림ㅠ,죽촌자카야,지생식당,편의점택배,짱먼

" 벼룩처럼 쏘다니다 벼룩에게 물리다. "

직장인으로 대만살기_week 6



掌門(zhangmen), 竹村居酒屋(죽촌이자카야), 芝生食堂(지생식당), 벼룩물림, 편의점택배보내기




掌門 Zhangmen


4樓, 微風松高百貨 *請搭百貨客梯直達4F,手扶梯不會到*, No. 16號, Songgao Rd, Xinyi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10




짱먼에 다시 왔다. 

그날 방문했던 느낌이 너무 좋았어서 못 참고 같은 주에 한번 더 오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소주파여서 일주일에 몇 번을 소주를 마셨는데, 대만은 워낙 술을 안 먹는 나라여서 그런지 칵테일이나 맥주 소비가 많다.. 그래서 이렇게 맥주집을 두 번 방문하는 게 엄청난 부담은 아니어서 더 양심 없이 오게 된 것 같다.. 대기 안내판.. B표시 너무 예쁘다... 

잠시 방문하고 바로 이자카야에 가기로 했어서 안주는 시키지 않고 맥주만 마셨다. 

해외생활에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를 줄 수 있는 곳이 있다니 참 감사한 일이다. 




竹村居酒屋 죽촌 (타케무라)


Takemura Izakaya

No. 2號, Alley 1, Lane 253, Songren Rd, Xinyi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10



짱먼에 들른 후 바로 대만 여행에서 카테고리에서 핫한 죽촌 이자카야에 왔다. 수많은 대만 관광객들이 찾는다는 이 이자카야는 어떤 특별함이 있는 걸까? 대만은 일본을 참 좋아해서 이자카야가 정말 한 발자국 뗄 때마다 있는데, 여기는 어떤 특이한 점이 있는지 더욱 궁금해졌다. 도착하니 일단 좁은 골목 사이로 타이베이 101 타워가 정확하게 보였다. 그곳이 사진 명소인 듯싶었다. 나는 워낙 사진을 못 찍어서 그곳에 서서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보았지만 별다른 인생 사진을 건지지 못했다. 

이자카야에서 사케랑 타이완 비어랑 안주 여러 개를 잔뜩 시켰다.  주문한 음식이 거짓말 안 하고 30분에 하나씩 나왔다. 심지어 손님이 많지도 않았고 점원수는 충분했다... 


이 가게만의 특별함은 '위치'였구나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수많은 여행객들에게 이곳은 정말로 특별한 가게였을지도 모른다. 여행의 모든 순간은 반짝반짝 빛나지 않던가. 그리고 101이 잘 보이는 뷰도 맞기도 했다..

바로 몇 분 만에 사람들의 소중한 추억이 담겨있는 가게를 폄하해버린 것 같아 갑자기 이상한 마음이 들었다..

그저 한 번의 짧은 경험으로 전체를 평가하려는 마음은 앞으로도 조심해야겠다. 




하루 종일 퇴근하고 한 번도 쉬지 않고 돌아다녔더니 결국 사달이 났다. 밤새 다리를 벅벅 긁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발목에 모기를 잔뜩 물린 것이다. 친구에게 너무 가렵다며 말했더니 친구가 조금  이상하다며 혹시 사진 찍어 보내볼 수 있냐고 물었다. 

사진 속 내 발목을 본 친구는 바로 이건 모기가 아니라 벼룩에 물린 거라고 얼른 이불과 옷을 모두 빨라고 했다... 

요즘 세상에 벼룩이라니.. 대체 뭔 소리냐고요..

그러고 보니 모기와는 차원이 다른 가려움이었다. 나는 바로 마트에 가서 살충제를 사고 옷가지와 이불을 모조리 꺼내 빨기 시작했다. 살충제는 뿌리고 난 후 몇 시간은 방에 들어가면 안 되므로 카페에 피신을 가있었다. 

눈물이 왈칵 났다. 내가 매일 안 씻는 사람도 아니고, 벼룩이 웬 말이란 말인가... 그래도 모기일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을 안고 인터넷에 벼룩에 관한 글들을 모조리 읽어 보았지만, 내가 물린 모양은 벼룩임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인터넷에서는 벼룩은 한번 집안에 들어오면 쉽게 못 없앤다고 세콤 부르고 침대 버리고 난리를 쳤지만, 대만에서는 흔히들 있는 일인지 다들 너무나 평온하게 "살충제 뿌려"라고 했다는 것. 

그리고 걱정하던 내 마음과 달리 정말로 살충제 한방에 벼룩 사건은 종결되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벼룩 놈들에게 내 발목 한쪽만 내어주고 이만하면 되었지? 하고 끝날 수 있었다... 

외국 나와서 별 고생 다해봤지만 또 벼룩은 처음이었다. 혼자서 열심히 생각해보았는데 내가 외부에서 입던 옷을 갈아입지 않고 침대에 잠깐 앉았던 게 문제였던 것 같다. 이제는 침대에 절대 바깥에서 입던 옷을 닿지도 못하게 할 것이다. 

 



#芝生食堂 #sibafu shokudo #지생식당


No. 1, Lane 134, Section 2, Zhongxiao E Rd, Zhongzheng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0


언어교환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랑 동취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 친구가 추천해준 식당인데, 방금 위에서 함부로 폄하하지 않기로 다짐했지만... 여기는 정말... 너무 맛없어서 맛없다고 말하고 싶다..

사람도 많고 평점도 좋았지만 그저 대만 사람들이 일본을 좋아하니까, 그리고 식당이 깔끔하니까라고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맛없다.

그리고 싸지도 않다.







샤피蝦皮에서 신발을 샀는데 사이즈가 안 맞아서 교환 신청을 했더니, 의외로 쉽게 알겠다고 했다. 샤피는 원래 환불, 교환 거의 안 해주는데… 웬일인가 싶어서 어려워 보이는 세븐~세븐 편의점 택배도 당장 알겠다고 보내겠다고 말해버렸다. 대만 사람들은 친절하니까 도와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박스 포장만 대충하고 집을 나섰는데, 하필이면 너무나 바빠 보이는 편의점에 들어오고 말았다. 

직원들은 다들 미간에 주름이 가득하고 손님들은 줄을 지어 서있었다. 다른 물건 뭐 살게 없나 둘러보는척하며 대충 사람들이 사라지기를 기다린 지 5분째.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 일단 점원에게 택배를 보내고 싶다고 종이를 달라고 용기 내어 말을 했다. 

점원은 가재 눈으로 나를 한번 흘기고는 택배 종이를 한 장 쥐어주고 다시 볼일을 봤다. 나는 침을 한번 더 꼴깍 삼킨 후 다시 

“저기… 볼펜도….” 하고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점원은 이번에는 매서운 눈으로 볼펜을 툭하고 던지듯이 건넸다. 

이런 와중에 까만 건 글씨요 하얀 건 종이인데…. 볼펜 던지는 점원한테 도와달라고 또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울며 겨자 먹기로 모르는 건 그냥 남겨두고 무작정 적어보기 시작했다. 겨우 완성해서 카운터에 가져가니 직원이 내가 적어놓은 주소지를 한참을 보고는 또 매섭게 나를 흘겨봤다.  알고 보니 편의점 택배는 그 종이가 아니라 기계에서 해야 한다고 했다…. 내가 알았나 뭐…

직원은 줄 서있는 손님들을 보고 한숨을 크게 내쉬고는 내 택배 종이를 짜증스럽게 들고 택배 기계 앞으로 향했다. 

나는 그 뒤를 최대한 불쌍해 보이게 졸래졸래 따라갔다. 

점원이 검지 손가락으로 화면을 툭툭 눌러댔다. 내 검지가 아닌데도 소리만으로도 아팠다. 이름과 주소 적는 부분에서 나한테 무슨 한자냐고 물어보다가도 ‘됐다. 내가 너한테 뭘 물어보냐’ 하는 표정으로 다시 화면을 쳐다봤다. 

‘그냥 나를 내쫓아주지.. 다른 지점 가서 하게..’ 하는 소심한 반항도 마음속에서 쉬지 않고 되뇌었다. 

점원은 그래도 기어코 나의 택배를 완성하여 주었다. 계산도 분명 더 퉁명스럽고 짜증스럽게 해내었지만 그래도 그 덕분에 해준 것이 어디인가/ 다시는 이 지점으론 오지 않으리/ 서러워서 살겠나 하는 복합스런 기분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해외생활은 고되다. 

아는 이 없고 아는 말 없어 더욱더. 

오늘이 이 작은 사건으로 특별히 더 힘든 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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