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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라 Jan 21. 2022

대만생활_술집에서 약탄 술을 먹게됨, 보장암,자래수원구

" 가짜 술 조심. "

직장인으로 대만살기_week 6



HOOTERS, Paper St카페, 寶藏巖(보장암국제예술촌),自來水園區(물박물관/자래수원구)




HOOTERS 美式餐廳 

110 대만 Taipei City, Xinyi District, Songren Rd, 58號14樓



미국 음식이 먹고 싶어서 미니 언니를 꼬셔서 후터스에 가기로 했다. 안 가보기도 했고 101도 보인다고 하고, 음식도 맛있겠고, 등등의 이유로 대만에서 처음으로 후터스를 경험해보는 날. 

미니 언니가 한턱 쏘는 날이어서 안주도 이것저것 많이 시키고 술도 해도 안 졌는데 잔뜩 마시고 있었다. 





이렇게 테라스 자리에 앉으면 101이 바로 보인다. 

왼쪽이 맨 정신, 오른쪽이 이미 잔뜩 취한 후. 




피자랑 파스타 전부 맛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미니 언니랑 기분이 정말 좋았다. 

하하호호 떠들고 바람도 솔솔 부는 것이 참 좋은 날이다 싶었다. 






문제가 시작된 것은 바로 저 오른쪽 테이블에서부터였다. 회사 회식을 온 건지 남녀 그룹으로 열댓 명 정도가 신이 나서 거의 우리와 비슷한 시간에 들어와서 마시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남자 두 명이 우리 테이블로 오더니 자기네 술을 너무 많이 시켜서 남았다면서 우리에게 주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그 모임에 여자도 많았고, 회식이라 진짜 많이 남았나 보다 하면서 기분 좋게 알겠다고 했다. 그리곤 곧이어 2리터 피처 맥주가 우리에게 배달되었다. 미니 언니랑 나는 술을 그래도 꽤 마시는 편으로 맥주 정도로는 취하지 않았다. 


공짜술을 준 게 고마워서 언니랑 건배를 하러 가자고 그쪽 테이블에 가서 같이 건배하자고 했더니 그 사람들이 갑자기 얼굴색이 변하더니 싫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건배 하자는 건데요?"라고 했더니 그제야 아아아 알겠다면서 자기 술잔을 들고 건배를 했다. 우리에게 술을 줄 때만 해도 엄청 호의적이고 그 뒤에도 내내 쳐다봤으면서 이건 무슨 반응이지 싶었다. 

별로 좋지 않은 반응에 당황해서 우리는 그냥 우리 테이블로 돌아와서 맥주랑 안주를 마저 다 먹어치웠다.




이렇게 싹싹 비웠다. 

이 날따라 엄청 취했는지 기분도 너무 좋았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이벤트도 하고 있고, 후터스 생각보다 재밌는 곳이잖아? 너무 편견을 갖고 있었네~ 하면서 언니랑 신이 나서 히히덕 댔다. 다 마신 후에도 101에서 쇼핑을 했던 것 같다. "것 같다"라고 표현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그날의 기억이 드문드문 있기 때문이다. 분명 쇼핑도 하고 도넛도 사 먹고 신이 나서 집에 온 것 같은데 맥주 마신 것 치고는 기억이 너무 안 났다. 그리고 새벽에 머리가 너무 아파서 잠에서 여러 번 깼다. 괴로움에 뒤척이다 아침을 맞았고, 아침에는 온몸이 마비가 된 듯 너무 저리고 아팠다. 그동안 숱한, 너무도 많은 숙취를 경험해 보았지만 이런 종류는 처음이었다. 미니 언니도 마찬가지의 증상이었다. 


우리는 아마도 (아니 확실히) 잘못된 술을 마셨다.

대만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그들은 100퍼센트 확신한다고 말했다.



 1. 우선 그들이 라인을 물어보지 않은 것 : 대만 사람들은 외국인을 좋아한다. 술까지 보낼 정도였다면 친구 하자고 라인을 물어볼 법도 하다. 하지만 묻지 않은 것은 추후의 범죄 가능성을 의미한다. 



2. 건배하자고 했을 때 싫다고 한 것: 우리가 그 잘못된 술을 자기들에게 먹으라고 한 줄 알고 싫다고 했을 것이다. 후에 본인 술로 건배하자는 것으로 다시 이해한 후는 건배를 했다. 



3. 계속 쳐다본 것: 확실히 우리의 반응을 살피듯 내내 우리 쪽을 쳐다봤다. 그런데 같이 마시자거나 친해지자고 말을 걸진 않았다. 



4. 이건 경찰 친구의 의견: 술 색깔이 약간 이상하다고 했다. 




종합적으로 저 변태 같은 놈들이 우리에게 가짜 술 혹은 약을 탄 술을 먹였다. 나쁜 놈들. 

너무 화가 나서 엄마에게 전화통화 중에 이 이야기를 전했더니, 엄마는 쟤네보다 나랑 미니 언니가 더 무섭다고 했다. 그렇게 의도적으로 먹였는데도 두발로 집에 잘 들어갔다며... 걔네도 우리가 무서웠을 거라고 했다. 

맞는 말이긴 했지만, 미니 언니가 없었으면 난 집에 못 돌아갔었을 것 같다. 정말 뜨문뜨문 기억이 있어서 아마 당시에는 제정신이 아녔던 것 같다. 겨우 맥주로 취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못된 놈들. 천벌 받을 놈들 


당연히 해외에선 스스로 조심해야 하지만, 이번 일을 겪으며 내가 대만 사람들이 친절하다고 너무 방심했다고 생각했다. 




*요요카 또 잃어버림*


요요카를 또 잃어버렸는데.... 다행히 찾았다. 누군가가 지하철에서 주워서 분실물 센터에 가져다 놓았다고 한다.. 어째서 요즘 이렇게 정신이 없는 건지... 분명히 마음은 여유롭고 해외생활이 매일매일 행복하다고 느끼는데, 어딘가 채워지지 않는 안정감이 부족한가 보다. 


Paper St. Coffee Company

No. 28, Section 1, Bade Rd, Zhongzheng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058




내가 카페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저번에 지생 식당에 같이 갔던 대만 친구가 이 카페를 데리고 가줬다. 

묘하게 분위기가 있었다. 음료도 맛있고 까눌레도 적당히 맛있었다. 친구랑도 후터스에서 나쁜 놈들이 술에 약 탄 이야기를 해주었다. 친구가 101 근처의 술집에서는 그런 일이 자주 있으니 정말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는 계속 이렇게 조명이 바뀐다. 너무 예쁘다. 컵받침과 휴지에 조그맣게 x표시가 되어있는 것도 세련되어 보였다. 



韓風館 한풍관

No. 51, Section 2, Da'an Rd, Da’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6


동먼역 근처에 있는 한풍관이라는 한식집.  8-90년대 미국에 있는 한국음식점 같은 분위기와 맛이었다. 



 

自來水園區 Museum of Drinking Water


공관역 쪽에 있는 물 박물관. 입장료도 있다. 대만에 산다면 한번쯤은 가볼 만 하지만, 여행으로 온다면 갈 필요는 없는 곳. 천천히 산책하면서 이것저것 구경하기에는 좋았다. 


寶藏巖國際藝術村  보장암국제예술촌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여기 참 좋았다. 송산문화원구, 화산문화구 이런 곳보다 더 좋았다. 달동네 같은 마을에 아기자기한 카페들과 소품샵들이 있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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